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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봉쇄 충격’ 中, 소비·생산 폭락… ‘인플레’ 美, 경기침체 경고등 [휘청이는 글로벌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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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매·산업생산 2년만에 최악
車 -32%·귀금속 -27% 판매급감
외국기업 생산도 두자릿수 감소
도시 실업률은 19개월만에 6%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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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폭발적인 고물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발 코로나19 봉쇄령 등의 여파로 전 세계 경기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2년 만에 기준금리를 단번에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40여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물가 잡기에 나섰다. 미국의 연이은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방어하기 위한 전 세계적 금리 동반 인상으로 글로벌 성장전망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재창궐과 '제로 코로나' 봉쇄 충격에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가 모두 하락했다.

주민 외출이 원천 금지되고 생산설비는 멈췄으며 물류는 차단되면서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와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산업생산이 각각 2년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또 외국기업의 생산도 두자릿수로 감소했다. 반면 도시 실업률은 19개월 만에 6%대로 상승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소매판매는 2조9483억위안으로 전년동월 대비 11.1% 줄었다. 시장전망치 -6.1%, 전월 -3.5%보다 대폭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초창기 우한 사태 때인 2020년 3월 -15.8% 이후 최대 낙폭이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31.6%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금·은·보석(-26.7%), 의류·신발·모자(-22.8%), 화장품(-22.3%) 등 봉쇄로 사용할 일이 줄어든 품목도 두자릿수로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봉쇄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건축·장식 자재도 11.7% 내려갔다.

반면 곡물과 식품(10.0%), 의약품(7.9%), 음료(6.0%) 등은 모두 늘었다. 격리를 대비해 주민들이 사재기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 및 제품도 4.7% 올랐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지출의 중요 지표이며, 소비지출은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60%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 월간 소매판매는 코로나19 첫해의 기저효과 덕분에 2021년 3월 34.2%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의 부동산·교육·빅테크 규제,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얼어붙었다.

정부의 소비활성화 대책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설) 연휴, 베이징동계올림픽 등 영향으로 올해 1~2월 6.7%로 잠깐 반등했지만 상하이 등 중국 31개 성·시 대부분에 창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봉쇄 때문에 3월부터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같은 달 산업생산은 -2.9%(시장전망치 0.4%, 전월 5.0%)로 집계됐다. 2020년 2월 -13.5% 이래로 24개월 만에 최저치다. 중국의 월간 산업생산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은 우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이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4월 산업생산에서 주목되는 지표는 외국, 홍콩·마카오·대만 투자기업의 생산이 16.1% 줄었다는 점이다. 주중 미국·유럽연합·독일·영국 상공회의소는 상하이 봉쇄 이후 자국 기업들의 중국 철수를 경고해왔다.

품목별로는 자동차(-43.5%), 시멘트 (-18.9%), 마이크로컴퓨터 장비(-16.8%), 집적회로(-12.1%) 등의 하락폭이 컸다. 그러나 중국 월간 산업생산 실적에서 효자품목으로 분류되는 신에너지차는 전염병 확산세에도 42.2% 증가했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1~4월) 증가율 역시 6.8%로 시장전망치 7.0%와 전월 9.3%를 각각 밑돌았다. 민간투자는 5.3%로 부진했지만 국유보유 투자가 9.1%로 성장했다.

4월 도시 실업률은 6.1%로 조사됐다. 5%대를 넘어선 것은 2020년 5월 이후 19개월 만이며 역대 최대 실업률이었던 우한 봉쇄 당시의 6.2%와 0.1%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날 출판된 중국공산당 이론지 치우스 최신호에서 "고품질 발전을 위해 취업 우선정책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10일 상무회의를 열고 "재정·통화정책은 전체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고용을 우선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국가통계국은 "올 들어 국제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심각해진 데다 국내 전염병 충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이로 인해 경제의 새로운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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