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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와 UST는 왜 추락했나…‘테라 사태’ 주요 일지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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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데스크코리아]

한겨레

출처=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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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의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 코인 UST(테라 USD)와 거버넌스·스테이킹 토큰 LUNA(루나)의 폭락으로 인한 파장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한때 UST와 LUNA는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10위 안에 위치할 정도로 성장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가상자산으로 손꼽혔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시간으로 8일 1달러 가치를 유지하던 UST의 페깅(가치 연동)이 깨지면서, LUNA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같은 날 LUNA는 약 72달러에서 약 59달러까지 하락했다.

첫 이상징후가 발생한 지 4일만인 12일 LUNA는 1달러 밑으로 급락했다. 1달러를 유지해야 하는 UST도 0.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미 이 시점에 LUNA와 UST는 고점 대비 -99%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15일 오전 9시30분 기준 LUNA는 0.00043달러, UST는 0.1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LUNA와 UST가 한순간에 추락한 이유에 대해 모든 이가 궁금해하며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루머가 쏟아져 나오면서, 테라 생태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투자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온체인 데이터 및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을 중심으로 이번 테라 사태의 주요 일지를 정리했다.

국제 데이터가 다수 포함된 관계로 협정세계시(UTC)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현지 시간 기준으로 작성된 데이터는 해당 사건 일지에 별도로 표기했다.

아직은 예상하지 못한 폭락의 징후


5월2일: 가상자산 분석가 mhonkasalo가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정보 분석 업체 듄 애널리틱스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거래를 제공하는 크로스체인 브리지 서비스 웜홀의 스테이블 코인 유동성 풀에서 UST와 커브 3풀의 유동성 공급 비율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UST의 유동성 경색이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브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생태계에서 스테이블 코인 간의 슬리피지(거래 시 원하는 가격과 실제로 체결되는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를 해소하고, 신규 스테이블 코인의 성장을 촉진하는 대형 탈중앙화거래소(DEX) 서비스다. 디파이라마의 데이터에 따르면 15일 기준 커브는 전체 디파이 생태계 가운데 총 예치금(TVL) 3위를 차지하고 있다.

5월5일: 테라 생태계 지원을 위해 지난 1월 설립된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가 비트코인 3만7863개를 추가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5월6일: 테라의 디파이 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의 예치 규모가 140억9077만UST로 고점에 도달했다. 당시 UST 시가총액 대비 약 75%에 달하는 수치다. 이후 7일부터 앵커 프로토콜의 예치금이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5월7일: 테라폼랩스가 UST 커브 3풀에서 1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철회했다. 이후 UST 커브 3풀의 UST 유동성 경색을 공략한 익명의 공격자(차익거래자)가 이더리움을 매도하고 UST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커브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이날 익명의 고래 투자자가 8450만USDC(USD 코인)를 사기 위해 8500만UST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브 풀 안에서 UST를 다른 스테이블 코인을 교환하려고 할 때, UST의 유동성이 고갈될수록 UST에 불리한 슬리피지가 책정된다. 이날을 기점으로 디파이 공간에서 'UST 탈출 현상'이 심화됐다. 이는 중앙화 거래소의 UST 디페깅으로 이어지게 된다.

UST 1달러 붕괴


5월7일: UST의 1달러 가치가 깨지는 디페깅이 발생했다. LFG가 UST 디페깅에 방어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매입한 이후 처음 일어난 디페깅이었다.

5월8일: 테라 생태계와 관련한 데이터를 분석한 페드로 오제다 스필릿브릭 공동창립자가 7일 기준 상위 300개 지갑의 앵커 프로토콜 순출금량을 온체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상위 15개 지갑이 1200만달러 이상 순출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85개 지갑은 순출금량이 1200만달러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5월9일: LFG가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BTC(비트코인) 약 4만2530개를 전량 출금했다. 출금 이후 LFG가 이 비트코인을 어디에 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LFG의 공식 입장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LUNA를 통한 UST 페깅 유지 메커니즘은 온체인 공간에서 일어나지만, LFG의 준비금을 통한 UST 디페깅 방어 시스템은 오프체인 공간에서 벌어진다. 트랜잭션 추적이 가능한 LUNA-UST와 달리 BTC-UST는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복수의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아직 온체인 상에서 기술적으로 비트코인을 다른 체인에 올려놓는 게 어렵기 때문에 BTC-UST 페깅 메커니즘을 오프체인으로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다른 체인에 올려놓을 때는 비트코인과 동등한 수량의 WBTC(래핑된 비트코인)을 발행하는 등의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5월9일: 또 다시 UST 디페깅이 일어났다. 지난 7일 디페깅과는 달리 페깅이 금방 돌아오지 않고 급격한 하락이 발생했다. 거래소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이날 UST는 0.5~0.6달러까지 하락한 후, 0.9달러대까지 반등했다. 이날 이후로 UST의 페깅은 15일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5월9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UST 페깅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LFG가 15억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5월10일(한국시간): 코빗이 LUNA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국내외 거래소에서 트랜잭션 폭증으로 LUNA 입출금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5월10일(미국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거론했다. UST의 디페깅 현상도 함께 언급됐다.

5월11일(한국시간): 업비트와 빗썸이 LUNA를 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LUNA와 UST의 걷잡을 수 없는 추락


5월11일: UST 디페깅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변동성이 크게 일어났다. 이날 UST는 0.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0.8달러대까지 반등했다.

5월12일(미국시간): 코인데스크US가 "권도형 대표가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인 베이시스 캐시의 익명 공동설립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코인데스크 코리아에서 국문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5월12일: 테라 공식 트위터 계정이 블록높이 7603700에서 블록체인 생성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약 1시간30분 뒤에 블록 생성이 다시 이뤄졌다. 이때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보상을 주는 스테이킹 기능은 비활성화됐다.

통상 테라의 거버넌스 투표는 제안(Proposal)이 온체인 상에 올라가면, 투표를 거쳐 7일 뒤에 해당 제안의 통과 여부가 결정되는 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12일 블록생성 중단 및 재개는 테라의 블록 검증인(Validator)들이 모여서 테라폼랩스의 승인(Confirm)을 받으면 7일의 투표 기간 없이 바로 블록 생성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테라의 검증인 가운데 하나인 DSRV의 김지윤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7일을 기다렸으면 LUNA가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테라폼랩스가 최종 승인하는 형태를 가져갔던 이유는 블록 생성을 중단했을 때 중앙화 거래소에도 피해가 가면서 검증인에게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테라폼랩스가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검증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모인 것인데, 법적 문제 소지는 테라폼랩스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았다"며 "그러나 두 번째 블록 생성 중단 이후 블록 생성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테라폼랩스가 승인을 회피하고 검증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5월13일: 테라 공식 트위터 계정이 블록높이 7607789에서 두 번째 블록 생성 중단을 발표했다. 같은 날 블록 생성 재개를 공지했다. 재개와 함께 코스모스의 블록체인들을 연결해주는 프로토콜인 IBC 채널의 폐쇄 소식을 알렸다. 테라 역시 코스모스의 블록체인 가운데 하나다. 웜홀 서비스 역시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나, 이내 재개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주요 거래소의 LUNA와 UST 상장폐지


5월13일: 바이낸스가 BUSD거래쌍을 뺀 나머지 거래쌍에 대해 LUNA·UST 상장폐지를 공지했다.

5월13일(한국시간): 블록 생성 중단 등을 문제로 국내외 거래소들의 입출금이 막혔다. 거래소 간 시세 격차가 벌어지는 이른 바 '가두리 현상'이 나타났다.

5월13일(한국시간): 업비트와 빗썸이 LUNA 상장폐지를 공지했다.

5월13일(미국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UST 디페깅 사태를 '뱅크 런'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재차 촉구했다.

5월14일(한국시간): 권도형 대표가 트위터를 통해 "내 발명품이 모두에게 고통을 줬다는 점이 마음 아프다"며 "여전히 탈중앙화 기반의 경제는 탈중앙화 화폐가 필요하다고 믿지만, UST의 현재 모습은 (내가 바라던) 형태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그는 '테라 생태계 복구 계획'도 제안했다. 제안에 따르면 총 10억개의 토큰이 새로 발행된다. 만약 권 대표의 제안이 통과되면 디페깅 전에 LUNA, bLUNA, lunaX 등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토큰 4억개, 디페깅 전에 UST를 가지고 있었던 보유자에게 4억개, 체인이 정지되기 직전에 LUNA를 가지고 있었던 보유자에게 1억개, 커뮤니티 풀에 1억개가 분배된다. 또한 기존 테라 체인과 분리되는 새로운 블록체인 생성을 의미하는 포크(Fork)가 불가피하다.

박상혁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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