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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괴이' 연상호 작가 "극단적인 상황 속 '다음 세대'에 대한 사랑 남아야"[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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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연상호(왼쪽), 류용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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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극단적인 상황에서 무언가를 하나 남긴다면 어떤 것이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갖고 있다. ‘다음 세대에 대한 사랑 같은 게 남아야 무너져가는 세상이 유지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모성, 부성이 나오는 듯하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연상호 류용재 극본· 장건재 연출)는 저주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다. 이 작품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와 시청 UV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괴이’는 집필을 맡은 연상호의 자가 복제와 ‘연니버스’ 클리셰 답습에 대한 지적, 그리고 캐릭터의 서사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괴이’를 집필한 두 작가 연상호, 류용재와 최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연 작가는 “작품 할 때 마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데 그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괴이’에 호불호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고 들었다. 그동안 내 작품이 호불호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호불호의 비율을 매번 체크하고 다음 작품에 반영한다. 객관적인 지표로 참고하려고 하고 있으나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매체가 달라지고 포인트가 바뀌기 때문에 매번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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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는 편당 30분 내외, 총 6편의 짧은 분량으로 구성됐다는 독특함도 있다. 연 작가는 “시간으로 따지면 한나절에 일어나는 일을 시리즈로 다룬다는 것에 대해 어떠한 러닝타임이 적당할까 생각했다. 30분짜리 6부작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봐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티빙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모든 작품이 한 번에 공개되며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줬다. 이러한 공개방식을 선택한 것에 대해 연 작가는 “작품의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괴이’는 작품의 속도감이 중요해 전체 공개를 설정한 것 같다. 쟁점이 있는 사건을 달려가는 이야기, 예를 들면 스릴러의 경우에는 단시간에 공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일상생활에서 겪는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 같은 장르는 점차 스며들 수 있게 매주 공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류용재 작가는 “개인적으로도 몰아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식으로 했을 때 단기간에 화제성을 모으는 것 같다. 요즘에는 파트를 나눠서 공개하기도 하는데 내부적으로 화제성을 오랜 기간 이어갈 수 있어서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짧은 러닝타임 탓에 캐릭터 서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인물들의 내면에 들어갔을 때 서사가 드러나는 구조다 보니 짧을 수밖에 없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그 만큼 시청자분들이 인물들의 내면을 보고 싶어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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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에선 두 주인공의 ‘결핍’이 잘 드러난다. 기훈(구교환 분)과 수진(신현빈 분)에게는 딸을 잃었던 그날부터의 기억이 곧 지옥이다. ‘괴이’의 두 작가들은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들이 내적 상실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괴이’에서는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 주요한 소재 중 하나로 사용된다. 영화 ‘부산행’ ‘반도’ 드라마 ‘지옥’ 등 연 작가가 참여했던 많은 작품에서도 부성과 모성은 주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다. 이에 대해 연 작가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무언가를 하나 남긴다면 어떤 것이어야 할까’라는 고민을 갖고 있다. ‘다음 세대에 대한 사랑 같은 게 남아야 무너져가는 세상이 유지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모성, 부성이 나오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두 작가는 ’괴이‘의 배우들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연 작가는 “(앞서 호흡을 맞춘)‘반도’에서는 구교환이 개성있는 조연이었다. 그 영화를 찍으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연 배우로서 구 배우의 역량도 발휘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류 작가는 “신현빈은 수진의 상처를 눈빛, 분위기만으로 표현해 줬다. 김지영은 내적으로 단단해 보이는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캐릭터랑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곽동연은 날카로운 연기를 잘 해줬다. 처음 등장 장면을 봤을 때 연 작가님과 함께 놀랐다. 잘 성장한 아역 출신 남다름도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 작가는 귀불 사건 후 기훈 수진의 모습에 대해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하다”면서 “작품은 다음 시즌으로 가며 성숙해진다고 생각한다. 기훈과 수진이라는 좋은 캐릭터가 만들어졌으니 다음 화가 제작된다면 두 사람의 특성을 잘 담은 정교한 퍼즐 형태의 오컬트 스릴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t16@sportsseoul.com

사진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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