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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유튜버 이근 “이르핀 작전 중 부상…병원에 며칠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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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초기 한국인 10명 정도 참전…아시아인 드물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모두 포기하지 않아

“전쟁 이미 세계대전이라 생각…당분간 계속될 것”


한겨레

이근 전 해군 대위. 이 전 대위 인스타그램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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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의용군으로 참여한 이근 전 해군 대위가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최근 작전 중에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 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우크라이나의 주간지 <노보예 브레미아>는 14일(현지시각) 누리집에 이 전 대위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전 대위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군사활동 경력에 대해 “한국의 특수부대원으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소말리아에서 인질 구출 작전 등 많은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며 많은 전투경험을 얻었다”며 “이후엔 꽤 어려운 시기에 이라크에 있었고, 우크라이나엔 키이우가 적의 공격으로 위기에 빠진 전쟁 첫 주(3월 초)에 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내 활동에 대해선 “(키이우 서북쪽 도시) 이르핀에서 임무를 수행했지만, 동료 두 명이 부상을 당했을 때 그렇게 성공적이진 못했다. 이르핀을 해방하기 위해 러시아의 탱크와 장갑 차량, 병사에 대항해 싸웠고, 결국 러시아군을 물리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르핀 전투 뒤에 우크라이나 남부로 이동했고 우리 팀은 여전히 거기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데, 나는 마지막 작전 때 다쳐서 군 병원에서 검사를 받으며 며칠을 보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게 된 동기에 대해선 “텔레비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 러시아가 주권국가를 침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며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곳에서 군사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기술을 지닌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텔레비전만 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고 범죄라 생각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참전을 반대했지만, 누군가는 우크라이나에 가서 도와야 한다며 가족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추위와 음식을 꼽았다. 그가 처음 현지에 도착한 3월 초 우크라이나 날씨가 한국보다 추워 전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전방에서 아침·점심·저녁에 치킨 포리지(닭죽 같은 음식)를 먹었는데 항상 좋은 것은 아니어서, 키이우에 올 때마다 영양보충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함께 작전한 우크라이나 특수군이 잘 훈련된 군대였지만,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로 어려움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군과 미군은 작전 계획을 세우는 데 힘을 쏟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와 달리 즉흥적이고 그냥 가서 싸우자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또 “전쟁 초부터 한국인이 전장에 10명 정도 있었다”며 “아시아인이 드물어서 지금도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아시아인을 보면 놀라와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위는 또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 더 좋은 장비로 더 잘 준비해서 우크라이나에 돌아와 승리할 때까지 내가 해온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문제는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것이 한국에서는 불법이어서 내가 돌아가면 전쟁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체포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몇 가지 공문을 받을 계획이며 이것이 재판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수감될 위험이 있지만 나는 옳은 결정을 내렸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쟁이 어떻게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하지 못하면 러시아에 반대하는 국가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려는 국가는 위험해질 것”이라며 “러시아는 계속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세계대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고 우크라이나도 당연히 굴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쟁은 당분간 지속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위는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 등에서 8년 간 복무했다. 지난해 <가짜 사나이>란 이름의 군 관련 쇼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유명해졌고, 구독자가 80만명인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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