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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윤 대통령, 이준석도 사과 요구한 ‘윤재순’ 감싸기…“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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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쪽 “성추행 오래전 일이고 경미” 경질론 일축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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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재직 시절 성추행이 적발되고 시를 통해 왜곡된 성인식을 보인 윤재순 총무비서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문제 될 게 없다”며 경질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야당이 교체를 요구하고 여당에서도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6일 “윤 대통령은 ‘(윤 비서관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참모들에게 얘기했다”며 “(성추행도) 최근 일이라면 당연히 그만두게 하겠지만, 10~20년 전 일이고, 경미하다 보니 경고로 끝난 문제”라고 말했다. 윤 비서관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운영지원과장을 맡았고, 인수위 파견근무를 거쳐 대통령실 ‘안살림’을 맡는 총무비서관에 발탁됐다.

앞서 윤 비서관은 검찰 재직 시절 여성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두 차례 징계성 처분을 받았다. 또 2002년 발간한 시집에서는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라며 ‘지하철 성추행’을 ‘사내아이들의 자유’로 정상화하고,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라며 성추행을 문제 삼지 않는 피해자의 모습을 당연하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전날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윤재순 비서관은 자신의 시집에 지하철 전동차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이라며 지하철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시를 실었다. 그것은 문학이라 할 수 없는 정말 끔찍한 인식”이라며 “총무비서관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비롯해 비서실 인사를 총괄하는 자리다. 국민을 위해서라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용납해서도 안 되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비서관이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했던 여러 표현은 지난 20여년간 바뀐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때 일반적인 국민들의 시각과 큰 차이가 있다”며 “윤 비서관은 국민들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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