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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 1분 만에 희귀템까지 완판 ‘포켓몬 대란’, 언제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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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만개 팔려나간 포켓몬빵 인기

패션·식품·완구 등 제품 출시 잇달아

“90년대 이어 2017년 ‘포켓몬고’ 열풍

‘포켓몬 세대’ 이끄는 주기적 인기”


한겨레

‘갤럭시Z 플립3 포켓몬 에디션’ 패키지. 삼성전자 제공


올 2월 포켓몬빵 재출시 이후 불붙은 포켓몬 열풍이 3개월이 넘도록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도 편의점은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순회하는 소비자들 탓에 몸살을 앓고 있고, 제품 원가(1500원)에 견줘 6배 이상 높은 가격인 1만원가량에 포켓몬빵을 재판매하는 리셀러가 기승을 부리는가 하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희귀 포켓몬 띠부씰이 5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 식품·유통·패션 심지어 전자업계도 ‘포켓몬 열풍’에 편승하면서 포켓몬 대란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모양새다. ‘포켓몬 대란’은 언제까지 갈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포켓몬 열풍에 편승하는 업계


16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1일 이랜드 스파오가 출시한 포켓몬스터 콜라보 티셔츠 가운데 ‘뮤츠’ 한정판은 온라인에서 1분 만에 완판되는 등 출시 당일 5종 모두가 완판을 기록했다. 준비 수량이 워낙 소량이기도 했지만, 포켓몬의 인기가 식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랜드 관계자는 “서울 타임스퀘어 스파오 매장에는 이 티셔츠를 구입하기 위해 수십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가 닌텐도와 함께 선보였던 ‘갤럭시Z 플립3 포켓몬 에디션’ 역시 “어른들이 저런 제품을 사겠냐”는 항간의 의문을 불식시키며 단 몇 분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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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스파오가 출시한 포켓몬스터 콜라보 티셔츠. 이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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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열풍에 첫 불을 지핀 에스피시(SPC)삼립의 포켓몬빵은 재출시 3개월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편의점 업주와 알바생들은 연일 ‘포켓몬빵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게재하면서 “대체 언제쯤 이 대란이 끝이 나는 것이냐”고 한탄한다. 에스피시삼립의 포켓몬빵 누적 판매량은 약 2200만개에 달한다. 이런 메가 히트 제품의 영향으로 에스피시삼립은 올 1분기 매출이 724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에스피시삼립 쪽은 “포켓몬빵의 1분기 매출 기여도는 베이커리 전체 매출의 5% 미만”이라며 “4월 이후 판매량이 크게 확대된 만큼 2분기에 매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에스피시삼립의 뒤를 이어 열풍에 적극 편승하고 있다. 던킨은 포켓몬 도넛을, 하림은 홀로그램 스티커가 동봉된 피카츄 너겟과 핫도그를, 롯데마트는 포켓몬 스티커가 들어 있는 과자 상품을 판매 중이다. 에스피시그룹이 운영하는 베스킨라빈스는 피규어가 올라간 블록팩 6종으로 구성된 ‘포켓몬 블록팩 & 피규어 세트’도 출시했다. 이 세트는 20일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데, 사전 예약 물량이 줄을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일에는 한국에서는 미개봉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2008)가 개봉할 예정이라 당분간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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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배스킨라빈스, ‘포켓몬 피규어 & 블록팩 세트’ 출시. SPC제공




“일본 좋은 일만 시킨다…국내 캐릭터 개발 중요”


포켓몬 열풍 속에 포켓몬코리아의 매출액 증가도 관심사다. 일본 기업 더 포켓 컴퍼니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포켓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 매출(121억원)의 3배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한 편에서는 ‘일본 좋은 일만 시킨다’거나 ‘노노재팬은 끝났냐’는 우려도 쏟아진다. 다른 한 편에서는 포켓몬의 인기가 왜 이렇게 지속가능한 것인지 분석해 국내 콘텐츠와 캐릭터 업계가 한 수 배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제 국내에서도 ‘포켓몬 세대’가 형성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90년대 제1세대 포켓몬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이어 2017년 ‘포켓몬 고’ 게임 열풍, 그리고 2022년 포켓몬빵 대란까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포켓몬의 인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세대를 관통하는 캐릭터 중심 아이피(IP·지식재산권)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어, 어린 시절 포켓몬과 함께 했던 세대가 어른이 되어서도 ‘키덜트’의 특징을 보이고 자녀들과 함께 포켓몬을 즐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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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일 개봉하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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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3040 세대가 1990년대 즐겼던 포켓몬과 애니가 새로운 버전으로 계속 업그레이드돼 가장 최신 버전인 ‘아르세우스’까지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며 “미키마우스, 헬로키티, 도라에몽, 토토로 등이 전 연령대에 걸쳐 세계적 인기를 끄는 것처럼 한국도 세대 불멸의 캐릭터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결국 글로벌 캐릭터는 애니·게임·영화 등에서 출발해 상품으로 연결된다”며 “콘텐츠 강국 한국의 장점을 살려 글로벌 캐릭터를 발굴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 평론가는 “카카오나 네이버 라인 등 아이티 쪽에서 일부 이뤄졌던 캐릭터 아이피를 활용에 콘텐츠 업계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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