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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딸, 난 끝났나봐"…서울 고령층 절반 "키오스크 안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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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롯데리아 L7홍대점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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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햄버거 먹고 싶어서 집 앞 가게에서 주문하려는데 키오스크를 잘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다. 화난다고 전화했는데 말하다가 엄마가 울었다. 엄마 이제 끝났다고 울었다."

지난해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이 글은 수만번 공유되며 화제가 됐다. 코로나19 확산 후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면서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도입한 매장이 늘어났는데 고령층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용법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서울시민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민의 디지털 소양, 지식, 능력 등 디지털 역량을 파악하고자 이뤄졌다.

조사 내용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디지털 역량 수준은 ▲디지털 태도 64.6점 ▲디지털 기술이용 64.1점 ▲디지털 정보이해 63.1점 ▲디지털 안전 61.5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판적 정보이해'(59.7점)와 '보안'(52.6점)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에서 디지털 기술 이용역량 수준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층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45.8%에 그쳤다. 75세 이상 고령층은 사용하기 어려운 키오스크로 패스트푸드점(53.3%)과 카페(45.7%), 음식점(44.4%)을 꼽았다.

고령층은 키오스크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33.8%), '필요가 없어서'(29.4%), '뒷사람 눈치가 보여서'(17.8%) 등을 제시했다.

또 고령층 5명 중 1명은 디지털 기기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부의 도움을 받는 방식은 '전화문의(73.7%)', '지역거점방문(45.3%)' 등이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도심권(종로·중구·용산)은 평균보다 전반적으로 역량 수준이 높았다. 반면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에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디지털 사회에서 시민 모두가 소외나 배제 없이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기회와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포용 사업을 더 촘촘히 기획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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