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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전장연 "윤석열 정부 추경예산, 반성 없는 '장애인차별 예산'"…출근길 행진 중 횡단보도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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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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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 장애인들이 16일 출근 시간대에 서울 신용산역에서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는 한강대로의 횡단보도를 점거한 채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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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위한 시정연설을 한 16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인근인 신용산역~삼각지역 구간에서 출근길 행진을 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 앞에서 ‘장애인권리예산 22년 추경 반영을 위한 긴급행동’을 열고 정부에 장애인권리예산을 올해 추경예산안에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추경예산은 국가에 의한 21년 장애인 차별침해에 대한 반성이 1도 없는 장애인차별예산”이라고 했다. ‘장애인 권리예산은 빈 깡통이 아니다!’라고 적힌 깡통을 휠체어에 매단 활동가들이 지나갈 때마다 아스팔트 긁는 소리가 이어졌다.

이들은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다 한강대로 횡단보도를 약 20분간 점거했다. 경찰 수십명이 집회 참가자들을 에워싸고 퇴거를 요구했다. 서울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은 “불법행위에 대해 채증하고 있다. 차로 점거 행위는 형법상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상 질서 문란 행위”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반복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법에 따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행진한다고 경찰에 신고했고, 이곳은 행진 신고 범위로 행진 중에 잠깐 멈췄을 뿐”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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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출근 시간대에 서울 신용산역에서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는 도로의 횡단보도 점거시위를 벌였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 장애인들이 삼각지역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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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로 삼각지역에 도착한 이들은 8시45분쯤 승강장에서 삭발식과 오체투지 시위를 벌였다. 휠체어에서 내린 장애인 2명이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한 뒤 한성대역까지 이동했고, 같은 방식으로 한성대역에서 갈아타 혜화역까지 이동했다. 삼각지역장은 장애인들이 열차에 오를 때 옆에 서 확성기를 들고 “고의적인 열차 운행 방해 행위는 형법상 교통방해,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됨을 고지한다”고 했다. 지하철 운행이 10~20분간 지연되자 일부 시민은 화를 내거나 활동가들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이날 오체투지 투쟁에 나선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강산이 두 번 변했어도 우리는 여전히 이동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 저는 53년을 불편하게 살았다”며 “장애가 있어서 불편한 것이 아니다. 비장애인 중심 사회이기 때문에 배우지 못했고 직장에 다니지 못했고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 같이 좀 삽시다”라고 했다.

전장연은 오는 20일까지 올해 추경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할 것을 촉구하는 출근길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17일에는 오전 7시30분 신용산역에서 삼각지까지 행진한 뒤 오후 2시 광주 금남로에서 삭발식을 갖는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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