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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성인 31% 고혈압, 최근 2년 50만명씩 늘었다...코로나 이후 급증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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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 꼴로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년간 고혈압 환자가 한 해 50만명씩 늘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운동량이 줄고, 배달음식 위주의 식습관이 늘어나는 등 생활 습관이 바뀐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인 31% 이상이 고혈압…"운동량↓·배달음식↑ 영향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전 국민의 고혈압 유병률 등을 분석한 결과, 고혈압 환자는 2007년 708만 명에서 2021년 1374만 명으로 1.94배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2021년에는 고혈압 환자가 연간 52~53만명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9년 동안 가장 큰 폭의 증가치를 보였다.

2021년 기준, 20세 이상 성인의 31.3%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구 고령화 현상을 반영해 보정한 연령 표준화 유병률은 27.7%로, 2007년 대비 4.8%p 증가했다. 남성의 유병률은 2007년 21.2%에서 2021년 28.6%로 7.4%p 늘었는데, 같은 기간 여성의 유병률 상승폭(2.3%p) 대비 3배 이상 높다.

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대한고혈압학회 정책이사)는 “생활 습관 변화와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고혈압 환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운동량이 부족하고, 배달 음식을 많이 먹다 보니 염분 섭취가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관련성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성 환자들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선 "생활습관 등 연령 효과가 아닌 요인들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직장 스트레스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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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적절한 투약 및 관리 필요"



고혈압 환자 수는 늘었지만,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관리하는 환자의 비율은 정체 상태다. 지난해 연간 290일 이상 고혈압 약제를 처방받은 적정 투약 관리 환자의 비율은 60.4%다. 2007년 54.7%보다는 늘어났지만, 2013년(59.0%)부터는 58~60%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최근 늘어난 남성 고혈압 환자는 여성보다 적정 투약 관리율이 낮게 나타났다. 지난해 남성 환자의 적정 투약 관리율은 59.4%로 여성(61.3%)보다 1.9%p 낮다. 또 소득 분위별로 봤을 때, 남성 고혈압 환자는 지역 가입자 기준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 적정 투약 관리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여성에서는 소득 분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전체적인 의료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20%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가 약제를 처방받지 않았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80.6%는 고혈압 진단명으로 진료를 받고 약제를 처방받았지만, 4.6%는 진료만 받고 약제를 처방받지 않았고 14.8%는 진료와 약제 처방 모두 받지 않았다. 김 교수는 "고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못 끊는다는 생각이 퍼져 있어서 약제가 필요한 환자임에도 혼자 생활습관 조절만으로 지내보려 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처음에는 약을 쓰고 조절되면 끊는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은데, 전반적인 홍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고혈압 취약 환자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간 주요 합병증 발생률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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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재고 있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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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악마'로 불리는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은 없지만,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하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주요 합병증이 발생한 고혈압 환자는 38만1464명으로 전체 고혈압 환자의 2.79%다. 질환 별로는 관상동맥질환(20만9692명)이 가장 많았고, 뇌혈관질환(17만8993명), 심부전(13만9369명), 만성신장 질환(8만8887명)이 뒤를 이었다. 합병증 발생률은 대도시(2.80%), 중소 도시(2.73%)보다는 농어촌(2.89%)에서 더 높아 나타났다.

임상현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은 고혈압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음식을 골고루 싱겁게 먹기, 적정 체중 유지하기,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기, 담배는 끊고 술을 삼가기, 지방질은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하기,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 유지하기,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 진찰받기 등 7가지 생활 수칙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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