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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소형아파트 거래비중 커지는 서울… “금리 인상·전세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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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4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349건으로 전체 아파트(1236건)의 28.2%를 차지했다. 2006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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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입자들의 수요가 점점 소형 평형으로 몰리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4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349건으로 전체 아파트(1236건)의 28.2%를 차지했다. 2006년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전월(지난 2월·17.7%)보다 10.6%포인트(p) 늘었는데, 이 증가폭 역시 집계 이래 역대 최대다.

반대로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84㎡가 속한 61~85㎡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비중은 전월(44.2%)보다 15.3%p 감소한 28.9%였다. 집계 이래 역대 최소를 기록했고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40㎡ 이하는 1·2인 가구가 살기에 적당한 평형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다른 평형보다 소형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었는데, 최근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이 현상이 심화한 걸로 분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1인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이 변화가 가속화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1·2인 가구도 넓은 평형에 살고 싶어한다. 다만 구매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불가피하게 소형 평형을 찾는 것”이라면서 “금리가 오르면 구매력이 더 떨어져 소형 평형으로 수요가 더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지금 같은 대출 규제 상황에선 규제의 경계인 9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에 손이 갈 수밖에 없는데, 금리까지 오르니까 소형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시 1인 가구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내 1인 가구 비율은 2020년 기준 34.9%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금리의 경우,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기준금리(1.50%)에서 최고 6%대다. 미국의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 전망에 국내 기준금리가 2%대를 넘으면 대출 금리가 최고 7%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런 영향이 당분간 계속돼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더 치솟을 걸로 내다봤다. 특히 소형 아파트 매매 비중의 증가세는 전체 아파트 매매 건수의 감소세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데, 금리가 더 올라 전체적인 매수세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의 매매 비중은 늘어날 걸로 전망했다.

박합수 교수는 “미국 빅스텝의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지금(1.5%)보다 1%만 올라도 매수세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면서 “그럼 상대적으로 소형 아파트 수요는 장기적으로 지속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 대표도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전세 가격이 오르고 매물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1인 가구의 전세 수요 일부가 ‘내집 마련’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어 소형 아파트 매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오는 8월부터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매물이 나오면 전세 가격이 오를 수 있어 집주인들이 당장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데, 이 역시 소형 아파트 매매 수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내 전세 매물 수는 지난 1월 3만1644건에서 이달 2만5837건으로 18% 줄었다.

김윤수 기자(kys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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