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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급할 것 없다"…양도세 중과유예에도 '급매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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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매물 급증 예상 달리 매도세 큰 변화 없어
"5월말까지 처분 사실상 불가능…올해 종부세 내니 1년 안에만 팔자"
"시장상황·정책방향 지켜본 뒤 다주택자 매물 나올 것"
새 정부가 내년 5월 9일까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때 내야하는 세금을 대폭 줄여주기로 했다. 다주택자들에게 적용되는 세금 중과를 한시적으로 배제해, 이들이 내야할 세금을 최고 82.5%에서 45%까지 줄여준 것이다. 세금 부담에 집을 팔지 않던 이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해서 매물을 늘리고 이를 통해 집 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계산이지만, 현장에서는 '생각만큼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도 단기간 매물이 쏟아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올해 종부세 피하기 어려우니 내년 5월까지만 팔자"


노컷뉴스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위치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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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에 위치한 래미안길음센터피스. 김수영 기자
새 정부가 출범(5월 10일)과 동시에 양도세 중과 배제를 공식화했지만 다주택자들의 매도 문의가 쏟아지는 않는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A공인중개사 대표는 "한 달전쯤 인수위에서 해당 내용을 발표했을 때도 큰 변화는 없었고, 새 정부가 정책을 발표한 뒤에도 매도 문의가 쏟아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B공인중개사 대표도 "인수위가 정책을 발표했을 때도 정부가 정식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자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새 정부에서 정책을 발표한 뒤 다주택자들의 매도 문의가 있긴 하지만 최근 실거래가나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급매'로 팔겠다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조치 이후 서울 외곽 지역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소폭 늘긴했지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보다는 짙어진 관망세에 따른 매물 적체의 영향이 더 크다는 게 현장의 인식이다.

현장에서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지지 않은 배경에는 이달 말까지 집을 처분해 올해 내는 종합부동산세를 피하기 어려운 점이 꼽힌다. 재산세 산정 기준일인 6월 1일 전까지 주택 매도를 끝내야 올해 종부세를 피할 수 있는데, 관망세가 짙은 상황에서 5월 말까지 잔금을 치를 매수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올해 종부세는 내고, 내년 5월까지 천천히 집을 팔자는 다주택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자산가 고객을 상대하는 세무사들도 제도 시행 이후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권에서 일하고 있는 한 세무사는 "다른 상담을 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이후 양도세가 얼마나 줄어들지 문의하는 분들은 늘었지만 특정 매물 매도를 전제로 구체적인 상담을 요청한 경우는 없었다"며 "다른 사무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고 전했다.

"다주택자들, '1년 짜리 마라톤' 이제 시작"…"내놓아도 외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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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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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김수영 기자시장에서는 다주택자들이 갖고 있는 매물을 내놓겠지만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을 쏟아내기 보다는 시장 상황과 정책 방향을 지켜본 뒤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제도가 5월 10일부터 시작됐고 내년 5월 9일까지 '마라톤'을 할 것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속도를 높일 필요는 없다"면서도 "매물을 팔고 싶었던 다주택자들은 내년 5월 9일까지는 무조건 팔아야 하기 때문에 물건이 나오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더라도 최근 실거래가나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매'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금을 아끼게 됐다고 그만큼 매수자들에게 싸게 팔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급하게 매도해야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가격을 조정해서 매도하고자 하는 다주택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가 고객을 상대하는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종부세가 당분간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기 떄문에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로 세금이 수억원씩 줄어드는 1년 안에 보유 주택 중 일부를 처분하겠다는 자산가 고객들이 있다"면서도 "다만 당장 급매가 쏟아질 상황은 아닌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가 지금은 1년 유예지만 1년 뒤에 연장되는 등 변동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추후에 보유세까지 유의미한 수준으로 조정된다면,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굳이 빨리 팔 이유도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더라도 강남 등 인기 지역의 '똘똘한 한 채'보다는 상대적으로 외곽에 있는 주택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다.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은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도하더라도 강남권 요지보다는 비강남권의 아파트부터 우선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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