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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테라·루나 사태에 게임계도 '휘청'... 신뢰 잃은 P2E와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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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기반 컴투스, 코인 60% 폭락하자
"새로운 메인넷으로 전환" 긴급 발표
위메이드·넷마블 등 가상화폐도 하락세
한국일보

테라 코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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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가 '블록체인'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게임업계에도 연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게임사들이 발행한 코인의 가치도 덩달아 급락, P2E(Play to Earn) 게임으로 성장 활로를 찾으려던 게임업계의 신뢰도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15일 가상화폐 정보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체 컴투스가 발행해 자사 블록체인 게임에 사용중인 C2X 코인 가격은 이날 기준 1,080.3원으로, 테라·루나가 본격적으로 폭락하기 전인 지난 8일(2,773.4원)보다 일주일 새 61.1%나 떨어졌다.

컴투스가 이번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컴투스의 블록체인 시스템이 이번에 논란이 된 테라 메인넷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컴투스는 지난해 권도형 대표의 테라폼랩스와 협약을 맺고 테라 메인넷을 기반으로 C2X 플랫폼을 구축하며 블록체인 게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메인넷은 독립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암호화폐 거래 등 생태계의 '뿌리'를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의 미국 달러화 페깅(고정)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테라와 이를 보조하는 루나 코인이 동반 폭락, 국내외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테라 메인넷이 흔들리면서 컴투스 플랫폼의 신뢰도도 하락, C2X 코인의 가격이 급락하는 연쇄작용이 벌어진 것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컴투스는 결국 테라 생태계를 떠나기로 했다. 컴투스는 지난 13일 공지를 통해 "당사는 메인넷을 다른 메인넷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신속히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 가치의 급락은 테라를 메인넷으로 활용했던 컴투스뿐 아니라 게임업계 P2E 시스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만 원대까지 넘보던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코인은 일주일 만에 1만1,000원대까지 폭락했고,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WEMIX) 가격은 지난 8일 2,920원에서 이날 2,510원으로 15% 하락했다.

이는 최근 실적 부진을 P2E 게임으로 헤쳐 나가려던 국내 게임사에게 안 좋은 소식이다. P2E 게임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인데, 게임 내 가상화폐의 가격이 떨어지거나 가상화폐의 신뢰도가 떨어지면 이용자들이 게임을 할 이유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향후 투자 유치와 생태계 확장 등 전체적인 계획이 어그러질 가능성도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테라 사태로 블록체인 게임의 신뢰도를 재고해보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국내에서 불법인 P2E 게임의 제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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