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사설]외청장에다 문체·복지차관까지 기재부 차지, 이래도 되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설]

동아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구두 밑창이 닳아야 한다. 그래야 일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안상훈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윤 대통령, 강승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2차 차관급 인사에 기획재정부 전·현직 관료가 4명 포함됐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대표적이다.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뒤 사무총장 1년 경력을 발판으로 체육 담당 2차관에 오른 것이다. 또 관세청장에 윤태식 세제실장, 조달청장에 이종욱 기획조정실장, 통계청장에 한훈 차관보가 임명되는 등 현직 1급들이 기재부 외청장 자리를 사실상 싹쓸이했다.

앞서 1차 차관급 인사에서도 기재부 재정관리관을 지낸 조규홍 전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가 보건복지부 1차관에 임명됐다. 기재부 차관보를 지낸 방기선 1차관, 예산실장을 지낸 최상대 2차관에다 기재부 1차관을 지낸 최상목 경제수석까지 포함하면 차관급은 8명이 된다. 각 부처 차관과 처·청장 41명 중 32명이 관료 출신이란 점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원팀’을 내세우며 경제 관료 출신을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대통령비서실장 등에 지명했거나 임명했다. 대통령실, 총리실, 장차관 등의 핵심 포스트에 기재부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것은 이례적이다. 줄줄이 승진 인사가 예고된 기재부는 ‘잔치’ 분위기라고 하지만 다른 부처에선 볼멘소리가 들린다. 문체부와 복지부 차관까지 꿰찬 것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기재부는 ‘정부 위의 정부’ ‘다른 부처의 갑’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힘이 막강하다. 예산권을 바탕으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다른 부처나 금융기관, 공공기관 고위직을 차지하는 등 ‘파워그룹’을 형성해 왔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경제를 비롯한 정부 정책 수립 과정에서 기재부 중심의 관치 논리가 판을 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칫하다간 민간 경제의 활력을 살리기 위한 규제개혁 작업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의 민정과 인사, 총무 라인의 비서관급 6명 중 5명이 검찰 출신으로 채워진 것 등을 놓고 ‘검찰 공화국’ 우려가 나왔다. 법제처장과 보훈처장도 검사 출신이 임명됐다. 이젠 ‘기재부 전성시대’라는 말이 회자된다. ‘검찰-기재부 공동 정권’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