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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쌍용차M&A 2라운드] 패배 쓴맛 본 쌍방울, 절치부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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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그룹, '자금력'과 '진정성' 모두 완승

'절치부심' 쌍방울 그룹, 본입찰 참여 의사 밝혀…가처분신청은 '마이너스'

결국 변수는 쌍방울 경영진의 결심

쌍용차 인수합병(M&A)전 1라운드에서 KG그룹이 완승을 거뒀다. 막판 성사시킨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와의 연합이 결정적이었다. 쌍방울 역시 KH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었지만 KG그룹의 예상 범위 안이었다.

쌍방울그룹이 KG그룹을 누르고 쌍용차를 품고자 한다면 2라운드에서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야 한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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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회생법원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인 쌍용차의 예비 인수 후보자로 KG그룹을 선정했다. 쌍방울·광림·나노스·아이오케이·KH필룩스 컨소시엄, KG그룹·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캑터스 컨소시엄, 이엘비엔비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경쟁한 가운데 KG그룹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스토킹호스 방식은 매각 측이 가계약 방식으로 예비 인수 예정자(Horse)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뒤 공개 입찰에 참여한 원매자(Stalking)들과 다시 인수가격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1라운드로 끝나는 게 아니라 2라운드도 예정되어 있다. 2라운드는 쌍방울과 다른 원매자들 간의 경쟁이다. 여기서 쌍방울이 다른 후보들을 누른다면 KG그룹과 다시 한번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두고 싸우게 된다. 다만 쌍방울의 조건을 KG그룹이 받아들인다면 KG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KG그룹이 조건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는 점에서 KG그룹은 우협의 8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하지만 쌍방울그룹이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쌍방울그룹 관계자가 "그룹의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할 만큼 그들은 그룹의 사활을 걸고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1라운드, 경험 부족 노출한 쌍방울그룹 연합

1라운드에서 쌍방울그룹은 경험 부족을 노출했다. 우선 KG그룹과 파빌리온 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을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쌍방울그룹은 공정거래법을 근거 삼아 KG그룹과 파빌리온 PE의 연합을 담합이라 지칭한 이후 관련 스토킹호스 선정 관련 가처분신청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8호 "사업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입찰을 할 때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낙찰자, 입찰가격, 낙찰비율 등 입찰 경쟁요소가 되는 사항을 결정하는 행위를 합의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을 근거 삼았다.

문제는 쌍방울그룹의 담합 주장은 쌍방울그룹 스스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쌍방울그룹 역시 주축인 광림을 제외하고 아이오케이, 나노스 등 그룹 계열사 뿐만 아니라 KH필룩스 등 KH그룹과 연합을 맺었다.

또한 쌍방울그룹은 "매각주간사 한영회계법인이 제공한 M&A 인수 조건 제안 안내서에도 이 같은 불공정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전 고지 여부로 따질 수는 있겠지만 회생 M&A에서 컨소시엄을 맺는 일은 비일비재하기에 M&A 관련 계약서에 컨소시엄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들어갈 리 만무하다.

즉 KG그룹의 전술·전략에 쌍방울그룹이 보기 좋게 당한 것이다. 되려 쌍방울그룹 수뇌부의 서툰 판단만 공식적으로 노출한 모양새다.
2라운드, 결국은 가격…쌍방울 수뇌부의 결정 '주목'

쌍방울이 2라운드에서 이번 판을 뒤집으려면 KG그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상대방의 입찰 조건을 음으로 양으로 파악했을 테니 그 이상을 제안해야 한다. 이를 최종 결정하는 것은 경영진의 결심이다. 마지막 입찰 가격 결정에는 보통 그룹의 핵심 관계자 몇 명만 참여한다. 달리 말하면 입찰가격은 그룹 수뇌부 말고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1라운드에서 양 측의 채권 보상 금액은 출자전환 지분까지 고려한다면 KG 그룹이, 현금만 고려한다면 쌍방울그룹이 제시한 가격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초기 운영자금과 향후 운영자금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쌍방울그룹 컨소시엄은 2조원이 훌쩍 넘는 자금 조달 계획도 제출했다고 파악됐다. KG그룹의 연합인 파빌리온 PE는 상거래채권자이자 향후 쌍용차의 납품업체가 될 자동차 부품사들을 설득해 그들의 투자자로 끌어들였다.

양사 모두 인수 의지의 진정성을 파악하기 충분한 인수 조건을 내세웠다. 주가 조작 의혹이 있는 에디슨EV, 강성부 펀드로 대변되는 KCGI 등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는 결이 달랐다.

이제 남은 마지막 변수는 쌍방울그룹 경영진의 의지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등 쌍방울 수뇌부가 절치부심했는지 여부는 1주일간의 본입찰 전 실사 이후 조만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기범 기자 partne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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