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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임을 위한 행진곡'…5·18 42주년 앞둔 민주묘지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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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참배객부터 경상도 대학생, 시민사회단체까지

"앞으로의 50년이 더 중요…계속 기억 이어가야"

뉴스1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나흘 앞둔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대학생 참배객들이 5·18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5.14/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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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이승현 수습기자 =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나흘 앞둔 14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는 오월 영령을 기리기 위한 추모객들의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기가 돌림 노래처럼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엄마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 참배객부터 전국 각지의 시민들, 대학생 동아리까지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오른손을 주먹쥔 채 노래를 부르며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민주의문 앞에서는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금관 앙상블 그룹 '브레싱'이 곡을 연주해 추모 열기를 고조시켰다.

경상대학교 풍물패 동아리 학생 30여명도 묘지 곳곳에 흩어져 오월영령 가까이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학생들은 "무반주에 노래를 하는 것이 민망할 것 같다"고 서로 이야기하다가도, 노래가 시작되니 진지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또박 또박 가사를 읊었다.

박효림씨(22·여)는 "미디어로만 접해서 잘 몰랐던 5·18을 더 생생하게 배우고자 광주에 왔다"며 "직접 와보니 비석에 5·18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들과 희생 정신이 남아있다. 북한군 침입설 등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눈을 키우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방문한 이제희씨(22·여)는 "올해는 학살주범들이 죽은 뒤 처음으로 맞이하는 5·18이다. 이럴 때일 수록 더욱 관심을 갖고 기념해야 한다"며 "4일이나 전인데도 우리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왔다. 모두가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 경주에서 왔다는 오현익씨(55)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에 얽힌 사연에 대해서는 오늘 처음 배웠다"며 "아까 윤상원 열사 묘 앞에서 학생들이 그 노래를 부르길래 직접 설명도 듣고, 가사도 찾아봤다. 답사지를 준비하고 가사도 외워왔다는데 너무 기특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렇고 학생들도 그렇고 마침 경상도에서 왔다. 노래로 추모하니 지역의 경계를 허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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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나흘 앞둔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어린이 참배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2022.5.14/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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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참배객들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흥얼거렸다.

동생과 함께 흥겹게 노래를 부르던 노은수양(11)은 20여명의 초등학생 참배객을 대표해 분향대 앞에 서자 떨리는 고사리 손으로 국화꽃을 올렸다.

노양은 "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잘 가르쳐주셨다. 동생인 연수는 아직 2학년이라서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오늘 제가 더 열심히 배워서 엄마처럼 동생한테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용현동에서 온 조진석씨(47)는 10살 난 딸 조해율양과 아내, 장모를 모시고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들 가족은 5·18 시민군 동상 앞에 서서 10여분간 노래의 주인공 윤상원·박기순 열사 이야기와 영화 '택시 운전사'를 봤던 기억을 회상했다.

조씨는 "아이가 마침 5월18일생"이라며 "멀리서부터 오느라 어제 학교에 체험학습도 제출했다. 교과서로 배우는 것보다 직접 와서 보는 것이 더 생생한 교육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전북 정읍 출신이다. 어린 시절 광주의 역사를 부모님으로부터 배웠고, 이제 그걸 우리 딸 해율이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5·18을 전혀 모르는 세대에게 계속해서 역사를 계승시키는 것이 우리세대의 역할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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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나흘 앞둔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22.5.14/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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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의 추모 발걸음도 이어졌다. 단체들은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5·18 피해자들의 정신적 손해배상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의 이국언 대표는 이정모 열사의 묘를 찾아 10여분간 머물렀다.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이정모 열사는 1984년 국가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호소하다가 스스로 생을 끊은 인물이다.

이국언 대표는 "차디찬 여인숙 골방에서 생을 마감한 이정모 열사를 추모하며 남아있는 유공자들에 대한 해결책이 조속하게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윤모씨 역시 "반란군부가 만든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싸우다가 돌아가신 오월 영령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멈춰있는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투쟁하겠다. 남은 과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다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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