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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모처럼 웃은 바이오株…임상 효능·치료제 성공 기대감에 주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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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코스닥지수가 연일 상승하고 있음에도, 바이오 관련주들은 '큰 손'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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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 종목들이 모처럼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HLB(028300), 티앤알바이오팹(246710), 셀리버리(268600) 등 바이오업체들이 치료제 개발 성공 기대감과 임상 연구 성과 발표에 힘입어 주가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일부 종목이 고공 행진을 하며 최근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 반등에 힘을 보탰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는 전날보다 25.74% 오른 4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HLB제약(047920)(25%), 티앤알바이오팹(11.11%), 셀리버리(6.98%), 레고켐바이오(141080)(2.84%), 바이오에프디엔씨(11.16%), 비엘(8.87%), 케어젠(214370)(8.58%), 강스템바이오텍(217730)(9.01%) 등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대 상승세를 보였다. HLB 등 코스닥의 주요 바이오 종목들이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 중에서도 바이오·제약주들이 무더기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가장 급등한 종목은 HLB와 HLB제약이다. HLB가 개발하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 간암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효능을 확인했다는 발표가 주가에 큰 호재로 작용했다.

회사는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한 간암 1차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1차 유효성 지표가 모두 충족돼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내년 1분기 허가를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위한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날 HLB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거래량은 48만8964주에 달했다.

HLB의 주가는 리보세라닙의 성공 기대감에 앞서 2019년 9만4900원대에 육박했지만, 허위공시 논란으로 하락세를 거듭해 절반 가량이 떨어졌다. 당시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임상 3상 과정부터 FDA와의 신약허가(NDA) 사전미팅까지 지난 상황들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허위공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HLB는 코스닥 시총 4위(4조5309억원)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글로벌 바이오·의료기기 행사가 대면으로 개최되면서 관련 바이오업계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세계 석학들이 모이는 ‘2022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회의(ASCO)’에서 국내 바이오업체의 주요 연구 성과 발표를 앞둔 것도 바이오의 주가 상승에 기대감을 더했다. ASCO는 미국 시카고에서 오는 6월 3일부터 7일(현지 시각)까지 진행된다. 특히 코로나 여파로 인해 2019년 이후 첫 대면미팅으로 진행되며, 3년 만의 대면미팅인 만큼 각국의 임상 연구진 및 라이선싱 담당자가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HLB뿐 아니라 바이오 기업 비엘(구 바이오리더스)도 합작 자회사 ‘퀸트리젠’과 ASCO에서 개발 중인 ‘p53 항암제’의 라이선싱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달에는 ASCO 외에도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USA), AACC(임상화학회) 등에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관련 업체들의 중간 연구 결과 발표도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셀리버리의 주가도 연구 개발 성과에 힘입어 급등했다. 셀리버리는 지난 8일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면역학 학회인 ‘이뮤놀로지(IMMUNOLOGY) 2022′에 참가해 지역 사회 감염병 면역치료제인 ‘iCP-NI’의 연구 개발 성과를 발표해 높은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iCP-NI는 셀리버리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 등에 효과가 있는 감염병 치료제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김용주 대표의 5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과, 미국 보스턴에 현지법인인 ACB(AntibodyChem Biosciences)가 본격 가동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서 바이오헬스 분야를 25번째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도 증시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 바이오헬스 육성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꼽힌다.

윤 정부는 코로나 대유행을 계기로 바이오헬스 분야 육성의 필요성이 커지자, 2023년까지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보건 안보 기술 육성을 위한 한국판 아르파헬스(ARPA-H)를 만들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바이오헬스 한류 시대를 열고, 백신 치료제 강국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에게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와 같은 금리 급등기에 바이오주가 불리하지만,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1~5월 초까지는 금리 상승 등 대외적 요소로 인해 전체 주식시장의 주가 하락으로 바이오주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업실적이 뒷받침되는 가치주보다 미래의 꿈에 의존하는 성장주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신약개발 관련 임상 데이터 등이 발표됐지만 주식시장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창출한 케이스가 없어, 순수 바이오 투자자들의 신뢰가 많이 하락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바이오주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실적개선과 장기성장 비전을 제시하는 저PER 종목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장윤서 기자(pand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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