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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임태희 '9시 등교 폐지' vs 성기선 '유지'…진보 존폐 놓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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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일률적인 9시 등교제 폐지해야"

성기선 "제도 배경, 취지 이해 못한 주장"

혁신교육·꿈의학교도 논쟁 대상으로

학부모 단체 "학생 위해서 변화 아닌 개선 필요"

경기도교육감 보수진영 단일 후보인 임태희(전 한경대 총장) 후보가 9시 등교를 비롯해 이전 교육감들이 추진했던 진보 교육정책 지우기에 나섰다.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된 성기선(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후보는 "제도를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기존 정책을 지키겠다는 입장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논쟁의 불씨 된 '9시 등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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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경기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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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경기도교육청 제공
임 후보는 지난 10일 "획일적인 '9시등교제'를 폐지하고, 지역 상황에 맞는 등교 시간을 학교 재량에 맡기는 자율성을 부여할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9시 등교제는 이 교육감이 학생들에게 충분한 수면 시간을 주고 가족과 아침식사를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자는 취지로 내걸었던 공약"이라면서 "첫 시행 이후 90% 이상 초·중·고에서 일괄 시행됐지만 9시 등교 시간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본질인 가족과의 아침식사가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 학부모는 '엄마와 아빠가 모두 출근하면 9시 전까지 학생 혼자 집에 있다가 등교하는데 가족이 어떻게 함께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보였다"며 "9시 등교제는 지역현황과 가족현실에 비쳐볼 때 획일적으로 적용할 사안이 아니라"라고 말했다.

성 후보는 임 후보가 이같은 공약을 내놓자 "제도를 이해조차 못한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성 후보는 "9시 등교의 취지는 9시 이후에 1교시를 시작하는 정책"이라며 "정책의 배경과 취지를 모르면 학교현장에 물어보길 권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시 등교제 시행 이후에도 학교엔 자율성이 보장됐다"며 "이전에는 대부분 학교의 1교시가 8시 40분에 시작됐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른 등교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혁신교육·꿈의학교…폐지냐? 유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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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 임태희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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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 임태희 캠프 제공
임 후보는 9시 등교제 이외에도 이재정·김상곤 교육감이 추진했던 혁신교육, 꿈의 학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임 후보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학교와 꿈의학교는 사업에 응하면 혜택을 받고, 응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이는 동등한 기회를 가질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학생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라면 학생 모두가 혜택을 누릴 있게 해야 한다"며 "특정 누군가를 위한 정책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성 후보는 "교육에서의 진보는 정치적 의미의 진보와는 달리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의 경험주의, 아동 중심주의같이 학생이 중심인 교육을 뜻한다"며 "지금까지 혁신교육은 진보 교육의 철학을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꿈의학교도 학생 시각에서 교육을 바라보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책을 없앤다는 것은 학생들의 삶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행위"라며 "이는 단순한 정치적 프레임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뿌리 깊은 진보교육…학부모 "사라질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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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성기선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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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성기선 캠프 제공
진보·보수 후보의 대립 속에서 진보교육정책이 존폐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학부모들은 정책이 유지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교육정책이 경기교육에 이미 깊숙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정 교육감은 취임 직후인 2014년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9시 등교제'를 도입했다. 하루종일 학업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푹 자고, 아침밥 먹기 위한 시간'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

이듬해 경기도 내 초·중·고교 97%가 도입했다. 이후 서울과 인천, 강원, 충남 등 다른 지역에서도 9시 등교제를 도입하는 등 전국으로 퍼졌다.

김상곤 교육감이 도입한 혁신학교도 2009년 초창기 13곳에서 2012년 154곳, 2016년 415곳, 2020년 801곳, 지난해 931곳, 올해 1393곳으로 늘어났다. 현재 2445개 초·중·고교 가운데 57%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처음으로 문을 연 꿈의학교는 지난해 1919교에 학생 3만 7517명이 참여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염은정 경기지부장은 "9시 등교를 두고 섣부른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학생들이 절실히 원했기에 실행으로 옮길 수 있었다"며 "혁신교육도 혁신학교에서 벗어나 혁신교육지구로 발전할 만큼 경기교육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2학년생을 키우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경기교육을 한번에 바꾸기 보다는 개선이 옳은 방향"이라며 "한두개뿐인 부작용때문에 급하게 방향을 트는 것은 미래 교육을 위한 선택이 아닌 퇴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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