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이 박병석 국회의장실 앞에서 벌인 연좌 농성이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오후 4시로 예정됐던 본회의 개의 직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는 뜻에서 의장실과 의장 비서실 등 출입구를 막고 4열 종대로 앉아 항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는데, 4시 8분께 박 의장이 본회의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의원들의 저지선을 뚫으려는 국회 관계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초선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넘어져 몸을 밟혔다는 폭행 신고가 접수돼 구급차와 구조대가 국회 본청으로 출동하는 등 다수의 의원이 상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럴 수 있느냐, ××. 이런 천하의 무도한 놈들"이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의장은 본회의 개최 전 의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던 여성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차고 짓밟으면서까지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폭거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물리적 충돌과 관련해 명백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본회의장 안에서도 고성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이기도 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박 의장에 대한 비난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그는 "박 의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하면서 "역대 최다급 해외 순방을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소문 속에 의전차 타고 2년간 누리는 것이 국회 민주주의 수장이 할 일이냐"고 비꼬았다. 또 "무소속이어야 할 의장이 노골적인 민주당 일원으로서 국회 자살 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항의의 뜻과 함께 인사를 거부하겠다"면서 의례적인 인사도 거부했다. 이에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을 한 배 의원에게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말 새 소란스러웠던 국회 충돌 이전엔 다수당인 민주당의 '위장 탈당' '회기 쪼개기' 꼼수가 있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권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분열과 갈등만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무리 국회법을 재개정하더라도 의회주의와 정치 신뢰를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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