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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속도 조절" 한마디에…달릴 준비하던 1기 신도시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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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기 신도시에 대한 재건축 속도 조절 방침을 밝히자 지역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분당 신도시 아파트 전경.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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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재건축은 오래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크게 동요하지 않네요."

지난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서두르지 않고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다음날인 26일, 1기 신도시 지역 부동산 현장에서는 눈에 띄는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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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A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이 늦춰진다고 해서 매물을 내놓거나 하는 사람은 없고, 일단은 매물을 보유하면서 정책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소재 B공인중개사 대표 역시 "결국은 재건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해서 집주인들이 쉽게 호가를 낮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현역 역세권인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초 12억5000만원(14층)에 실거래가 됐지만 현재 호가는 13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다른 1기 신도시인 경기도 고양시 주엽역 일대 또한 분위기는 비슷하다. 이 일대 부동산 중개사무소들은 "재건축이 늦춰진다는 것에 대한 우려로 호가를 낮춘다거나 실망 매물이 나오는 모습은 안 보인다"고 전했다.

인수위의 1기 신도시 재건축 '속도 조절' 발언에 누리꾼들 민심은 대통령 선거 전후에 비해 나빠졌다. 한 네이버 부동산 카페에서는 "이번 정부도 믿기 힘들다" "최근 재건축 투자로 상투 잡은 이들은 망했다" 등 인수위 정책에 대한 비판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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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1기 신도시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 후 기대감을 키워가는 분위기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4일 전주 대비 0%였던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값 변동률은 11일과 18일 각각 0.01%, 0.02%로 조금씩 상승했다. 일산 지역이 포함된 고양시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 역시 지난 11일과 18일 각각 0.01%, 0.02%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이 -0.01%의 변동률을 각각 보인 것과 비교된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성남시(255건)와 고양시(534건) 아파트 거래량 또한 전월 대비 2배 정도 늘었다.

인수위는 이 같은 1기 신도시 집값 상승 움직임에 25일 해당 지역 재건축에 대해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를 비난하는 민심이 늘자 다음날인 26일에는 "당선인 공약은 계획대로 진행 중으로, 조속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수위 모습은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시장 관망세만 키운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5년간 집값이 오른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점이라는 것을 상기하고 인수위가 단일화된 목소리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단기 시장 반응에 너무 '일희일비'하는 언급을 할 경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 전문가는 최근 1시 신도시 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한 인수위의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일단 지켜보자'는 단기 관망세가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일단 1기 신도시 지역 아파트를 매도하려는 이들에게는 정책 변화를 좀 더 지켜보면서 움직일 것을 권하고, 매수자들에게는 지금이라도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재건축 지역에서도 양호한 용적률과 GTX 역세권 등을 따져가며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매도자들은 일단 보유하면서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하고, 매수자들의 경우 단기적인 투자 이익을 노리고 재건축 지역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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