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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가 영화 '니 부모'를 찍으면서 학폭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26일 방송된 SBS 파워 FM '박하선의 씨네타운'의 '씨네초대석' 코너에는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이하 '니 부모')의 김지훈 감독과 배우 천우희가 출연했다.
이날 DJ 박하선은 "천우희 씨의 매력적인 눈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냐. 걱정된다"는 청취자 문자를 소개했다.
안대를 하고 나온 천우희는 "다래끼가 났다. 영화 홍보를 열심히 다녀서 그런 것 같은데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천우희와 김지훈 감독은 DJ 박하선과 청취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영화 '니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하선은 "영화 장르를 '재난'이라고 하셨다. 무슨 의미인가?"고 물었다.
김지훈 감독은 "재난은 물리적인 재난, 육체적인 가해도 있지만 학폭(학교폭력)은 영혼의 재난이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아이의 영혼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재난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 "희생이나 사고가 나면 수습이 되지만 학폭으로 인한 영혼 파괴는 수습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하선은 "저도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기억이 있다. 제 교과서를 밖으로 던지고 교실에 오면 책상을 없애기도 했다. 분필로도 괴롭혔다"면서 "당시에 반응을 크게 하지 않아서 가해자들이 흥미가 사라져 금방 그만두긴 했지만, 그 기억이 오래 간다"고 공감했다.
'니 부모'는 준비기간을 다 포함해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김지훈 감독은 "한 아이를 키우는 심정으로 만들었다. 그동안은 '내 아이가 학폭 피해자가 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접하고 '내 아이가 가해자면 어떻게 해야 할 까'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아이의 성장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영화를 통해 아이들의 아픔을 전달해야겠다는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한 청취자는 "천우희 씨가 이번 영화의 분위기가 가장 좋았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냐?"고 물었다.
천우희는 "저는 현장에 선배님들이 많다고 긴장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이번 영화의 대선배님들은 저를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다. 특히 후배가 아닌 '동료'로 생각하고 인간적으로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현장에 녹아들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김지훈 감독은 배우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감탄했다. 그는 "극 중 문소리 설경구 배우는 피해자, 가해자 부모로 나온다. 두 배우가 서로 친한데 현장에서 '싸웠나?' 생각할 정도로 말을 안 나누더라. 나중에 알고 보기 서로 대립하는 역할을 맡아서 그 분위기를 유지했다"며 "작은 디테일에 감명 받았다"고 감탄했다.
박하선은 "학폭 장면을 담을 때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김지훈 감독은 "아역 배우들이 경험하지 않은 세상이고 실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처를 입을 까 걱정됐다"면서 "영혼을 파괴하는 과정을 담는 게 어려웠다. 지금은 심리치료가 제도적으로 보장됐지만 그때는 없었다. 아역 배우 어머니들이 큰 역할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작품을 찍을수록 화가 났다. 영화도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너무 화났다. 무기력한 자신이 너무 싫었다"고 말하자 김지훈 감독도 "그게 (연기에)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하선도 "우희 씨랑 잘 어울린다. 실제로도 정의로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천우희는 과거 화제를 모았던 '청룡영화상 수상소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천우희는 "제게 이 상을 주신 게 포기하지 말라는 뜻으로 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하면서 의심하지 않고 정말 자신감 갖고 열심히 배우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바 있다.
천우희는 "그때 심정이랑 미세한 호흡이 느껴진다. (수상소감처럼) 지금까지 포기를 안 한 것 같다. 의심했던 순간도 있었고 아쉬워 내가 모자란다고 생각했던 경우도 있었다"면서 "그래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꽃길이든 가시밭길이든 잘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끝으로 천우희는 "영화가 세상을 한 번에 바꿀 수는 없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 화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감독은 "한 아이의 아픔을 전달하려고 배우, 스태프가 노력했다. 세상을 바꾸는 데 동참하셨으면 좋겠다"며 마무리했다.
오는 27일 개봉되는 영화 '니 부모'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작품이다.
[이유리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사진| SBS 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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