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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꿈 부푼 1기 신도시…인수위 규제 완화 발표 연기에 "기대 속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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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산신도시 아파트 전경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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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기 신도시 집값이 재건축 규제 완화로 인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성남 분당에 이어 안양 평촌에서 재건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재건축 이슈가 있는 중대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최근 빠르게 시세를 회복하거나 간혹 신고가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20일 부동산 및 주택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이 1기 신도시의 재정비를 공약으로 내건 이후 1기 신도시 내 집주인들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을 거둬들있다. 분당과 일산 내 건축 추진 단지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4월 11일 기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올라 지난 1월24일(0.02%) 이후 11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고양시 일산동구(0.07%)는 지난달 21일부터, 일산서구(0.02%)는 지난달 7일부터 집값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입지가 좋거나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높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준공 32년차인 성남시 분당구 시범한양 전용 84㎡는 이달 5일 신고가인 16억원에 매매거래됐다.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 171㎡도 24억9000만원(15층)에 실거래됐다. 같은 면적의 직전 거래가는 2020년 10월 17억원(15층)으로, 약 1년 반 만에 8억원 가까이 뛴 셈이다.

다른 1기 신도시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7단지 전용 133㎡는 지난달 최고가인 17억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가(14억8000만원·지난 1월)보다 2억2000만원 올랐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백마2단지 극동삼환 전용 114㎡도 지난달 말 최고가인 8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1990년대 초반 공급을 시작한 1기 신도시(분당·평촌·일산·산본·중동)는 30년 전후의 노후단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1기 신도시들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공약한 안전진단 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과 관련된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이 1기 신도시 매수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법은 1기 신도시 내 아파트의 용적률을 최대 500%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대상은 1기 신도시 총 5개 지역 내 30만 가구로 이들 아파트의 평균 용적률은 169~226%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도 1기 신도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입맛이 맞는 공약이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후보로 나선 후보들은 1기 신도시 재건축과 관련해 재정비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들썩이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이 1기 신도시로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5개 지역 1기 신도시가 일제히 재건축에 나설 경우 단기간 시장 과열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새 정부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 플랜의 기틀을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 의미있는 성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규제 완화 발표 연기에 "혼란스럽다" 반응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발표 시점을 놓고 혼선을 빚으면서 시장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안전진단 및 용적률 상향,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손질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고 일부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다. 하지만 인수위가 오락가락하면서 일부 매수, 매도자들도 관망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진 1기 신도시 일대도 대선 직후인 지난달 반짝 거래가 이뤄진 뒤 오른 호가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체로 인수위의 정책 방향을 지켜보는 분위기다.

분당 서현동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선 이후 삼성한신과 한양 아파트 대형은 매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면서 "매물이 부족하고 호가도 오른 상태긴 하지만 정책 방향이 불투명해서인지 매수자들이 추격 매수는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산신도시의 K공인중개업소 대표도 "대선 이후 거래와 문의가 늘었는데 새 정부의 정책 발표가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시적으로 관망하는 눈치"라며 "호가는 여전히 강세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더 많지만, 거래는 조용한 편"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집값 안정에 발이 묶이면서 당초 공약했던 규제 개선은 생각보다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공약을 정리한 큰 틀의 정책 방향은 내달 초 국정과제 발표 때 공개되겠지만 세부 시행 일정은 예상보다도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수위 행보에 시장 반응은 대체적으로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서울과 1기 신도시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일단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는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 정부가 결국 규제 완화 정책을 선보일 것"이라며 여전히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집값 안정에 주력하면서 제도 개선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을 여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새 정부 5년간의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 할 인수위가 스스로 혼선을 자초해서는 곤란하다"며 "시장에 분명하고 일관된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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