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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스벅 커피, 로봇이 배달하네"…네이버가 그리는 '사무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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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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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배달로봇 '루키'는 택배를 임직원 자리까지 배달해준다.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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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NAVER) 제2사옥 '1784'에선 임직원이 택배를 직접 찾지 않아도 된다. 6층 업무지원센터에 택배가 도착하면 로봇 '루키'가 관람차 같은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를 타고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어디든 배달해주기 때문이다. 센터 직원이 루키에 택배박스를 싣고 QR코드로 직원 정보를 입력하면 루키는 클라우드와 5G 이동통신 특화망을 기반으로 해당 자리까지 이동한다.

2층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커피도 루키가 배달한다. 루키를 소독하는 역할도 로봇이 한다. 루키가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면 양팔로봇 '앰비덱스'가 루키의 터치 화면을 소독 티슈로 닦는다. 네이버는 현재 40대인 루키를 연내 100대로 확대해 다양한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임직원이 업무에 집중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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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가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에서 내리는 모습.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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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최근 약 4900억원을 투자한 제2사옥 1784를 공개했다. 신사옥 주소(정자동 178-4번지)이기도 한 사옥명은 1784년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라는 점에 착안했다. 산업혁명으로 사람들의 일상이 180도 달라진 것처럼 네이버도 기술력으로 삶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특히 사무실의 '뉴노멀'(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1784에선 사원증도 필요 없다. 얼굴이 사원증을 대신해서다. 전 건물 출입구에 '클로바 페이스사인'(CLOVA FaceSign)이 적용돼 얼굴인식만으로 공간을 드나들 수 있다. 식당·편의점·사내병원에서 결제할 때도 사원증을 내거나 사번을 입력할 필요 없이 얼굴만 인증하면 된다. 놀라운 점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얼굴을 정확히 인식한다는 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얼굴인식용 사진을 찍을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는데도 AI(인공지능)가 이를 분간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클로바는 글로벌 얼굴인식 알고리즘 테스트(FRVT)에서 6위에 오르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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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부속의원 '네이버케어'.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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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회의실도 첨단 환경으로 바꾼다. 네이버는 AI 스피커 '클로바 클락'이 비치된 AI 회의실을 도입할 예정이다. 클로바 클락은 회의 내용을 녹음한 후 이를 문서로 정리해 모든 참석자들에게 공유한다. 또 업무용 메신저 네이버웍스에 스마트제어 기능을 더해 회의실 온도·조명·환기 등을 모바일로 제어할 수 있다.

300평 규모의 사내병원에도 AI를 적용했다. 임직원이 모바일로 사전문진표를 작성하면 AI가 이를 의료용어로 자동변환해 EMR(전자의무기록)을 작성한다. 또 클로바 OCR (광학문자인식)과 AI 서머리 기술이 서로 다른 형태의 과거 검진결과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자동으로 분류·정리·분석하고 적절한 검진을 추천해준다. 네이버는 사내병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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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층 아트리움.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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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4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공간을 설계했다. 층별로 공기를 분리하기 위해 △독립 외조기 △천장 복사패널 시스템을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여러 층이 하나의 외조기를 공유하면 오염된 공기가 재순환되기 쉽다"며 "층별 공기를 분리해 신선한 공기가 최대한 많이 유입되고 감염원 확산 확률도 낮추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일상 속 거리두기를 위해 높이와 가로폭이 각각 1800mm인 파티션과 책상을 도입, 1인당 사용면적을 넓혔다. 얼굴인식 출입을 비롯해 비접촉식 센서 도어를 적용하거나 1인 회의실을 늘리는 등 접촉을 최소화했다. 박태준 숭실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1784는 방역과 업무 효율을 고려한 미래형 사무공간"이라며 "사무공간에 방역 개념을 도입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는 첨단기술의 융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며 "특히 세계 어느 곳보다 거대한 로봇 실험실에서 앞선 기술과 서비스들이 차례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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