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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16살에 위안부 끌려갔던 할머니 "소원입니다. 여가부 폐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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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윤 당선인 후보 시절에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

“꼭 이것만은 지켜주세요. 소원입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는 하지 마세요. 안 됩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목소리는 떨리지만 단호했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를 철회하는 것이 할머니들 소원”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1944년 16살 어린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갔던 위안부 피해 생존자입니다. 2007년에는 미 의회에서 처음 열린 위안부 피해 관련 청문회에서 일본군의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올키(옳게) 대우해 준 게 여가부였다”라고 합니다. 이어 “서러움을 많이 당했는데 지원을 못 받거나 어려운 부분을 여가부가 나서서 찾아줬고 말 한마디도 따뜻했다”라며 “하늘나라에 먼저 간 할머니들도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당선인에게 이런 생각을 편지로 쓸까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이 할머니는 대구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당선인을 직접 만나고 싶지만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직접 만날 수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고 합니다.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할머니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급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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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윤석열 당선인이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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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이 할머니는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윤 당선인을 만났습니다. 대구에 있는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입니다. 이 할머니는 “그때 대통령이 안 되더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기뻐서) 다른 할머니들한테 전했던 것 같아요”라고 기억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끌어내고 할머니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들을 다 해드리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월에는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여성가족부 폐지하는 거 하지 마세요. 그거 없었으면 우리 죽었다”라고 직접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부처를 둬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노동과 인권에 대한 부처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어서 꼭 여성가족부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강화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새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여가부 폐지를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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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이용수 할머니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얀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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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배상과교육을위한 위안부행동 대표는 “여가부가 사라지고 기능이 흩어지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대응도 일관성 없이 흘러갈 것”이라며 여가부 같은 전담 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집요한 일본에 대응하려면 전담 부처에서 여성 인권 문제와 함께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전문적인 인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성화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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