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메타버스] 메타버스 건설, 신도시 닮았죠…오피스·상권·테마파크 차곡차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메타버스로 옮기는 건 신도시 이주와 비슷하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컴투버스'를 사람들이 살아가는 최적 공간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박관우 컴투스 최고메타버스책임자(Chief Metaverse Officer·CMVO)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업 비전을 공개했다.

박관우 CMVO는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영화·드라마를 제작한 위지윅스튜디오의 대표다.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가 위지윅스튜디오의 경영권을 인수해 한배를 타면서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정보기술(IT)과 게임업계 통틀어 최초로 '최고 메타버스 책임자'라는 직함을 갖게 됐다.

박 CMVO는 컴투스의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컴투버스를 구축하며 주목하는 도시가 있다"면서 "컴투버스가 진화하는 모습이 판교신도시가 발전하는 과정과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교는 IT·게임사들이 둥지를 틀면서 첨단산업 복합단지로 발전했다. 20~40대 젊은 사람들이 몰리며 쾌적한 주거 단지와 교육시설을 갖췄고, 백화점·쇼핑몰 등 다양한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인기 상권으로 부상했다. 판교는 일과 교육, 여가가 결합한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힌다. 박 CMVO는 "다양한 기반시설이 구축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메타버스도 기술뿐 아니라 사회·경제·문화 인프라스트럭처를 어떻게 구현할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컴투버스가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것은 도시 개발을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컴투버스에는 △가상오피스인 '오피스월드' △금융·쇼핑·의료·교육 서비스가 제공되는 '커머셜월드' △게임·음악·영화·공연을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월드' △소통 공간인 '커뮤니티월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매일경제

박 CMVO는 먼저 가상오피스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2500여 명의 컴투스그룹 임직원들이 아바타로 출근하기로 했다. 그는 "직장인은 하루 중에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물리적 사무실이 아니라 시공간 제약 없는 협업이 자연스러워진 만큼 일터부터 메타버스로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CMVO는 다른 기업들과 협력·제휴를 통해 '컴투버스 상권'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시의 기능을 늘리고 활력을 불어넣는 데 상권 활성화가 필수여서다.

성과가 나오고 있다. 컴투버스에 닥터나우와 원격의료 서비스를 도입하고, 교보문고는 쇼핑몰과 함께 도서와 문구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교원그룹과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오션아쿠아리움과 컴투버스에 코엑스아쿠아리움을 기반으로 한 가상 수족관도 도입한다.

최근엔 하나금융그룹과 함께 메타버스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향후 더 많은 기업과 손잡고 컴투버스 서비스를 확충할 계획이다. 컴투버스 공간을 다른 기업이나 개인에게 분양·매매·임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박 CMVO는 컴투버스에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인 토큰(코인)을 활용해 독자적인 경제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예컨대 컴투버스 가상오피스에 아바타가 회사에 출근하거나 회의에 참여하면 게임 보상처럼 토큰을 얻을 수 있고, 이 토큰을 이용해 상업·편의시설에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식이다.

박 CMVO는 "미래에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들의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노동시간보다 여가시간이 훨씬 길어질 것"이라며 "지금 유튜브·넷플릭스를 보지만 향후 더 높은 가성비로 좀 더 역동적이면서 즐겁게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해 메타버스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잡고 컴투버스를 삶이 있는 공간으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밀한 계획을 바탕으로 건설된 판교가 어엿한 도시로 성장하는 데 10년 정도 걸렸다. 박 CMVO는 컴투버스도 딱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임영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