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대·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유튜버 10여명 대상
"인간 향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어…추가 고소 예정"
정의기억연대 등 위안부 피해자 모욕 극우단체 고발 |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보수단체 회원과 유튜버 등 10여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16일 정의연과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는 서울 종로경찰서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12명을 상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집회 방해)·명예훼손·모욕 혐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소송에는 민족문제연구소, 평화나비네트워크, 전국여성연대 등 7개 단체가 고발인으로 동참했다.
이 할머니 또한 "돈 벌러 위안부로 갔다" 같은 발언으로 자신을 모욕한 주옥순 대표, 김병헌 대표 등 5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이 제출한 고소장에는 보수단체 회원·유튜버들이 2020년부터 최근까지 집회 장소 인근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비명 등을 송출하거나, 소녀상 앞 집회 신고를 먼저 하는 방법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유튜버와 보수단체 회원은 "위안부는 몸 파는 창녀", "일본제국은 조선의 여인을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했다고 강조했다.
피해단체들과 이 할머니의 법률대리인 박경찬 변호사 등은 이날 오전 11시 종로경찰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포기한 이들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고소 고발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채집한 자료 중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서 "자료가 정리되는 대로 경찰에 추가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녀상과 멀리 떨어져 열린 수요시위 |
한편 정의연은 고소장 제출 뒤 종로구 수송동 서머셋팰리스 앞 인도에서 제1천535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이날도 자유연대,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보수단체회원 10여명이 집회 장소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었으나 물리적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의연은 1992년부터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정기 수요시위를 열어왔으나, 2020년 6월부터는 보수단체들이 집회 장소를 선점하면서 소녀상과 수십 m 떨어진 곳에서 수요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 네트워크는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고, 인권위는 "수요시위는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운동"이라며 종로경찰서장에게 긴급구제조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이 같은 권고를 한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소녀상 주변으로 집회 신고를 확대하고 있다.
수요시위 맞불 집회 |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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