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강의 중 “한번 해 볼래요” 류석춘…“징계 정당” 1심 불복

연세대 “언어 성희롱”…정직 1개월 처분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뉴시스

전공 수업 중 위안부 관련 설명을 하면서 학생에게 '한번 해볼래요'라고 말해 징계를 받았던 류석춘 전 연세대학교 교수가 징계취소소송 패소에 불복해 항소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류 전 교수 측은 징계취소소송 1심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훈)에 이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류 전 교수는 지난 2019년 9월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 중 수강생들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에 종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학생이 류 전 교수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고, 류 전 교수는 현대의 매춘에 대해 말하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 지금도 그래요. 지금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연세대 교원징계위원회는 2020년 7월 해당 발언이 언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렸다. 류 전 교수가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지만 같은해 11월 기각됐다.

류 전 교수는 “식민지 시대의 종군위안부와 현대의 매춘이라는 사회현상을 직접 조사해 연구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궁금하면 (학생이 직접 조사 또는 연구를) 한번 해 볼래요’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1심은 해당 발언에 생략된 목적어는 연구가 아닌 매춘으로 해석된다며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직 1개월 처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강의를 수강하던 다른 학생들은 이번 발언 이후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꼈다고 일관하여 진술했다”며 “학생들이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희롱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한편 류 전 교수는 해당 발언 등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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