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의 아파트 매물은 대통령 확정 직후인 지난 10일 9만7512건에서 13일 9만6398건으로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과 인천의 매물 감소폭은 각각 -0.2%과 -1.1%에 그쳤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놓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 연한인 준공 30년에 임박하고 건폐율 및 용적률 경쟁력을 갖춘 1기 신도시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문의가 늘고 가격도 오르는 모습이다.
일례로 분당신도시 무지개마을 12단지(1995년 7월 입주) 전용 59.98㎡는 최근 8억5000만원(20층)에 매물이 나와 있다. 올해 들어 유일하게 매매 계약된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가 7억6700만원(19층·1월)인 것을 고려할 때 9000만원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앞서 해당 단지의 같은 면적의 최고 거래가는 작년 8월 이뤄진 7억9900만원(14층)이었다.
분당구 구미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는데 대선 이후 매물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면서 "급매물을 찾는 전화가 하루에 3∼4통은 온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30만 가구의 보금자리인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이 169∼226% 수준으로 낮고 고밀 고층 아파트가 많아 노후 단독주택과 저층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재정비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 촉진 특별법 제정을 약속한 바 있다.
특별법에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안전진단 제도 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은 또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공동주택에 대해서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신속한 리모델링이 가능하게 하는 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1기 신도시 재건축과 리모델링 규제완환를 통해 10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지개마을 12단지의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이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추진 시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건폐율(건물 1층 바닥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과 용적률(건물 층별 바닥면적을 모두 합친 연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이 각각 11%, 153%로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6단지 기산쌍용아파트 전용 59.76㎡는 지난 6일 4억2000만원(7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7월 종전 최고가(3억9900만원·9층)보다 2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층·동·향이 좋은 매물의 현재 호가는 4억5000만원에 형성돼있다.
해당 단지 내 상가에서 영업중인 G중개업소 사장은 "올해 준공 29년째인 이 단지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14%)과 용적률(163%)이 낮다"면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9GTX) A노선 킨텍스역과 3호선 대화역·주엽역, 경의중앙선 일산역도 인접해 매수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 군포시 산본동 매화아파트 전용 49.69㎡(2층)은 지난달 4억95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다. 현재 중층·고층 호가는 5억원을 상회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지어진 1847가구의 대단지인 데다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3%, 148%로 낮다는 점에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30년 차를 맞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공작아파트도 재건축 추진 연한을 충족한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건폐율과 용적률이 각각 14%, 198%다.
해당 단지의 전용 37.85㎡이 거래가는 지난해 말 5억원대에서 최근 호가가 5억∼5억5000만원으로 오른 상황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