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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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었고, 마침내 윤석열 후보와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뤘다.”
8시간 넘은 개표 끝에 20대 대선 당선인의 윤곽이 드러난 10일 새벽,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놓은 축하 메시지 중 일부다. 승자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격려와 함께, 최근 국민의힘이 치른 두 번의 선거 승리에 자신이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윤 당선인과 힘을 모아 공정과 상식의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와 국민통합으로 가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도 이날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당선 유력 발표 직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빠른 시일 안에 합당을 마무리 짓고 외연을 넓혀 훌륭하고 성숙한 정당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도와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때 공언한 대로 안 대표와 국민의당을 기반으로 중도 확장과 통합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치권에선 인수위 구성단계에서부터 안 대표가 일정 지분을 가져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본인의 의지가 있고,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면 인수위원장을 맡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을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늦어도 주말에는 직접 만나 관련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더라도 공동 정부를 천명한 만큼 인수위원 추천 과정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단계를 지나 안 대표가 직접 입각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대표 스스로 단일화 발표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여러 가지 입법 활동을 했지만 그걸 직접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 업무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거야(巨野)를 상대로 청문회를 치르고 협치를 하려면 통합 대상으로 거론된 안 대표가 입각하는 그림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과 합당 이후 통합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부터 “당 개혁”을 수차례 강조해 온 윤 당선인이 합당 후 안 대표를 중심으로 당 세력 재편에 나설 수 있다는 논리다. 정치 경력이 짧은 윤 당선인의 당내 세력이 탄탄하지 않은 만큼, 안 대표를 통해 이른바 ‘친윤 그룹’의 세력화를 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득표율을 보면 야권의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수위 논의나 합당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지 않는 선에서 국민에게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최민지·성지원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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