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왼쪽)와 손을 잡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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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에서 맞붙은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는 여의도 경험이 없는 당내 비주류·정치신인 출신이다. 그런 만큼 두 후보의 등장 역시 드라마틱했고, 선거 기간 내내 변곡점도 적지 않았다. 결정적 순간이 유난히 많았던 대선이었다.
① 이재명 대법원 무죄 확정=2020년 7월 16일 대법원의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은 이재명 후보가 대선주자로 다시 서게끔 만든 중요한 변곡점이다. 이 후보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게 문제가 되며 2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치 인생의 기로에 섰던 그에게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했다. 이 후보는 한 달 뒤인 8월 14일, 여권 내 대세론을 형성하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지지율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②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윤석열 후보는 지난해 3월 4일 280자의 입장문을 읽고 검찰총장직을 내려놨다. ‘정치인 윤석열’의 서막이었다. 윤 후보가 거침없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로 문재인 정부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구심점 없이 헤매던 보수진영은 그를 야권의 ‘예비 대선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때를 기점으로 그는 여론조사에서 순식간에 야권 1위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사퇴 117일 만인 지난해 6월 29일 서울 양재동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후보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관련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가 2020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지며 기사회생했다.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 후보.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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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10월 10일 과반(50.29%) 득표로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총 11곳의 지역 경선에서 이 전 대표의 본거지인 광주·전남을 제외한 10곳을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불과 4년 전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57.0%)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21.5%)에게 밀려 3위(21.2%)를 기록했던 그였지만, 민주당원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변방 장수였던 이 후보는 이날 “위대한 국민, 위대한 당원 동지와 함께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겠다”고 본선 대장정의 서막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손을 흔드는 윤석열 후보.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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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윤석열 후보는 지난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입당 시기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을 방문하던 때라 ‘대표 패싱’ 논란이 일었다. 경선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TV토론 중 윤 후보 손바닥에 적힌 ‘왕(王)’자 무속 논란 등이 시련이었다. 여론조사에서 홍준표 의원에게 추월당하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윤 후보는 당원 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이기며 11월 5일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⑤ ‘윤핵관’ 파동과 김종인과의 결별=경선 승리 후에도 윤 후보는 숱한 위기를 겪었다. 11월 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문제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폭발했다. 이 대표와의 갈등 봉합을 위해 윤 후보는 12월 3일 이 대표가 있던 울산으로 향했고, 이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선대위에 영입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배우자 허위 경력 논란 속에서 이 대표가 다시 선대위를 떠나며 윤 후보 지지율이 곤두박칠쳤다.
⑥ 원팀·삼프로로 외연 넓힌 이재명=윤 후보가 주춤하는 사이 이 후보는 포인트를 쌓았다. 지난해 12월 23일 이 후보는 경선 때 갈등했던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났다. 이를 통해 경선 직후 벌어진 불복 논란으로 생긴 지지층 균열 봉합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이 후보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 역시 회동에 앞서 후보 비서실장에 이낙연계 오영훈 의원을 앉히는 등 미리 손을 내밀었다.
이틀 뒤인 12월 25일 이 후보가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한 것도 화제가 됐다. 주가지수 5000 달성, 부동산 세제 완화 등 경제 비전에 대한 거침없는 설명 등이 화제가 됐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나라 구한 삼프로TV”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⑦ 선대위 전면해체 승부수 던진 윤석열=당내 갈등으로 코너에 몰렸던 윤석열 후보는 1월 5일 선대위 전면 해체를 통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결별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보는 연기만 하라”는 김 전 위원장의 발언으로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달린 시점이었다. 이튿날에는 이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와의 갈등을 풀었다. 윤 후보는 1월 7일 이준석표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20대 남성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리며 국면 전환에 성공했다.
⑧ 이재명·김동연 단일화=지난 2일 이재명 후보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전격 단일화를 선언했다.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시점이었다. 문재인 정부 경제부총리 출신으로 중도색이 짙은 김 대표와의 단일화는 야권의 정권교체론에 맞서 이 후보가 내세운 정치교체론에 힘을 붙였다.
윤 후보가 지난 8일 부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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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윤석열 후보 역시 이튿날(3일) 선거를 불과 일주일 남기고 안 대표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지지부진하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이로써 3·9 대선은 사실상의 양자구도로 전환됐다.
김준영·박태인·성지원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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