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을 이틀 앞둔 7일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괴한에게 피습당했다.
이날 가해 남성이 서대문경찰서로 연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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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이날 낮 12시5분쯤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 도착해 대기하던 중 유튜버 A씨(70)가 든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했다. 셀카봉을 들고 있던 A씨는 갑작스레 송 대표 뒤쪽으로 달려가 둔기로 머리를 세 번가량 내리쳤다. A씨는 현장에서 바로 제압돼 서대문경찰서로 이송됐다. A씨는 둔기를 휘두르며 “한미군사훈련을 반대한다” 등을 외쳤다고 한다. A씨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운동 방해)과 특수상해 등이다.
송 대표는 인근 신촌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봉합 시술을 받았으며 하루는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서대문·강서구 유세 등 나머지 일정을 취소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선대위 지도부는 병원을 찾아 송 대표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상황을 논의했다. 김영진 사무총장은 이후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CT(컴퓨터단층촬영) 결과 두개골 바깥층이 상처를 입었다. 뇌 바깥 부분이 함몰됐으나 뇌출혈 등은 없는 뇌진탕 소견이 나왔다”면서 “심각한 부상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병실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폭력은 있을 수 없다. 증오와 적개심(을 보여줄 것)이 아니라 선거 과정이 국민 통합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 사무총장은 전했다. 송 대표는 이후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저는 견딜 수 있다. 함께 있던 청년들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선거 폭력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혐오와 폭력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역 유세 중인 이재명 대선후보는 소식을 들은 직후 송 대표에게 전화해 상태를 확인했다고 민주당은 전했다. 이 후보는 이후 부산 유세에서 이를 언급하며 “민주주의는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온 것인데 폭력은 소중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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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도 이번 사건에 대해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이자 테러라고 규탄했다. 윤석열 후보는 페이스북에 “선거는 국민 앞에 비전과 정책, 능력 등을 평가받는 시험대이자 민주주의 축제다. 선거를 방해하는 그 어떤 폭력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가해자 신원을 2020년 2월부터 ‘표삿갓TV’라는 채널을 운영 중인 유튜버 A씨라고 밝혔다. A씨가 운영하는 ‘표삿갓TV’는 2020년 2월 개설됐으며 최근에는 주로 이 후보와 송 대표 유세 현장을 찾아 촬영했다. 송 대표와 윤 후보를 비난하고, 이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도 다수 게시했다. A씨는 반미 인사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여권 인사가 피습 사건을 ‘백색테러’(우익 세력이 자행하는 폭력)로 규정하고 윤석열 후보 측을 비판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백주 대낮에 여당 대표에 백색테러라니요. 윤석열 후보는 증오의 선동을 멈춰야 한다”고 했고, 여권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페이스북에 “민주 공화정의 축제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 국민의힘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있었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은 탓이 크다”고 적었다.
남수현·정혜정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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