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뒤 총력전 나선 尹… 당 일각 "낙관 말라" 경계론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충남 천안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어커펏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대표)와 단일화를 선언한 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박7일간의 총력 유세에 돌입했다.

오전 8시 여의도 국회에서 안 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한 뒤 충남(아산ㆍ천안ㆍ공주ㆍ세종)과 경남(사천ㆍ창원)을 찾은 윤 후보는 유세 때마다 “이제 여러분의 선택은 하나로 모였다”며 자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설 유일한 야권 후보임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선 직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도 예고하며 “안 대표와 큰 뜻에서 단일화를 이뤄내 국민의힘의 정치 철학과 가치를 넓히고 더 많은 국민의 의견을 경청해 큰 정치를 보여드릴 것을 약속한다”며 외연 확장의 의지를 드러냈다. 안 후보는 이날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

유세 현장에서의 윤 후보 태도나 분위기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 뒤 조금 달라진 것 같다고 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해묵은 숙제를 해결한 듯 단일화 회견 직후 아산을 찾은 윤 후보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윤 후보는 연설 시작 전부터 “윤석열”과“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하는 500여명의 지지자를 향해 수차례 어퍼컷 제스쳐로 화답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정진석 의원이 연단에 올라 “오늘 단일화가 이뤄졌다고 해서 선거가 끝났다는 건 천만의 말씀이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장면도 있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충남 공주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필사즉생’‘필생즉사’라 적힌 현수막을 배경으로 연설에 나선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번 대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닌, 위대한 국민의 상식과 부패한 세력과의 대결”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최근 민주당이 내세운 정치 개혁안에 대해선 정권교체 물타기라 규정하며 “정치 교체는 잘못한 정치인이 심판받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고 새 정부를 맡는 것 자체가 정치 교체”라고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윤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언급하며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도 내놨다. 천안과 공주, 세종을 찾은 윤 후보는 “지역감정과 선입견을 없애고 국민 통합으로 모두 힘을 합치겠다”며 “양심 있는 사람들과 합리적으로 협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여러분의 심판으로 민주당도 훌륭한 분들이 이끄는 정당이 돼야 협치로써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윤 후보는 2일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제안한 대장동 특검에 대해선 “정권이 넘어가니까 검찰이 정신 차려서 수사할 까봐 국회 권력으로 특검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이냐”면서도 “좋습니다, 특검이든 뭐든 진상만 제대로 밝히면 저희는 대찬성”이라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는 유세 때마다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일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번진 사전투표 부정 의혹에 대해 “우리 당에서 철저하게 감시하겠다”며 “하루 만으론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 저도 사전투표를 할 계획이니 4일과 5일, 9일 열심히 투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후보는 4일 아침 부산에서 사전 투표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영등포 집중 유세에서 후보를 사퇴하고 지원유세에 나선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충청 유세를 마친 윤 후보는 저녁엔 경남 사천과 창원을 찾아 경남 항공우주청 설치와 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기 착공 등을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사천에선 “국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어렵지만 큰 결심을 해주신 안 후보와 국민의당 관계자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안 대표에게 재차 감사를 표했다. 이후 창원을 찾아선 “3월 9일은 무도한 세력을 몰아내고 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이 진짜 나라의 주인임을 느끼는 그런 승리의 날이 돼야 한다”며 재차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4일부턴 부산 도심 유세를 시작으로 야권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주와 안동을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주말엔 서울과 경기를 돌며 수도권 표심을 공략한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와의 공동 유세도 검토 중”이라며 “최대한의 시너지를 낼 방법과 장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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