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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이슈 로봇이 온다

[MWC 2022] 원격 로봇 타고 방구석에서 체험한 세계 최대 모바일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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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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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한번 갈래요?” 한국시각 2일 오후 5시 30분 URL(인터넷주소)과 함께 계정 하나가 메일로 들어왔다. URL에 따라 접속해 계정을 입력한 뒤 마우스를 한 번 클릭하자, 2월 28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서울에서 총 9600㎞ 이상 떨어져 비행시간만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스페인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5초도 되지 않았다. 방구석에서 경험한 혁신이다. 이는 SK텔레콤이 기획한 메타버스 투어 프로그램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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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서울과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가 열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거리. /구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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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현지시각으로 2일 오전 9시 30분. 약속한 시각에 전달받은 인터넷주소에 접속해 계정과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영상통화를 할 때와 비슷한 화면이 뜨더니 이내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란 그라 비아(Fira Gran Via) 전시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현지로 초청한 SK텔레콤의 도슨트(전시 해설가)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손을 흔들며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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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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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바르셀로나 현지에 있는 도슨트와 마주할 수 있는 것은 원격 로봇에 적용된 카메라를 통해서다. 이 로봇에는 디스플레이, 스피커도 탑재됐다. 디스플레이에는 이용자 얼굴이 표출되며, 스피커를 통해 대화도 할 수 있다. 스페인에 있는 ‘아바타’인 셈이다.

로봇은 바퀴를 탑재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도 할 수 있다. 120㎝ 크기로, 필요할 경우 150㎝까지 키를 키울 수 있다. 높이 탓인지 키를 키우면 이동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한다. 로봇은 ‘더블3′로 불리며, 2012년 설립된 로봇 스타트업 ‘더블로보틱스’의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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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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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는 우선 원격 로봇 조작법을 설명했다. 조작은 간단했다. 노트북으로 접속 시 방향키를 통해 앞, 뒤, 좌, 우로 움직일 수 있다. 실제 운전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넥슨의 게임 카트라이더 조작법과 유사하다. 움직이다가 화면 왼쪽 상단 파킹(P) 버튼을 누르면 그 자리에 고정된다. 스마트폰을 통한 접속과 조작도 가능하다고 한다.

조작법을 익힌 뒤 본격적으로 전시 부스 탐방에 나섰다. SK텔레콤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참석한 MWC 2022에서 2019년 5세대 이동통신(5G)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 경험을 살려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암호’ 등 3개 사업을 차세대 빅테크로 육성해 글로벌 ICT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지난해 내놓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부스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을 배치해 관람객이 직접 이프랜드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관람객들은 이프랜드에 관심을 보이며 스마트폰 내에서 메타버스를 체험해보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바로 옆에서는 VR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가상공간을 체험하는 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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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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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SK텔레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한 AI 반도체 ‘사피온’ 부스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CC(폐쇄회로)TV 등을 체험했다. 크기가 작은 AI 반도체를 화면에서 보기가 어려웠는데, 마우스 휠을 이용하니 화면이 확대가 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SK텔레콤이 인수한 세계 최초 양자암호 기술 기업 IDQ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들도 관람했다. 도심항공교통(UAM)을 체험 중인 관람객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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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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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3 화면에는 이용자 얼굴이 표출된다. SK텔레콤 부스 밖을 나가 MWC 전시장을 누비는 동안 일부 관람객들은 화면에 나온 얼굴이 신기한지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도슨트에게 사진 촬영을 해도 괜찮은지 묻는 관람객도 있었다.

다만 일부 부스에서 설명을 듣는 동안 끊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 로봇에는 4세대 이동통신(LTE) 기술이 적용됐다. 애초 5G를 활용하려 했지만, 현지 통신망이 받쳐주지 않았다고 한다. ‘초고속·초연결·초지연’이 핵심인 5G를 활용하면 끊김 현상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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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22’ 현장에서 원격 로봇으로 접속해 도슨트와 메타버스 투어를 진행 중인 모습. 원격 로봇을 조작해 SK텔레콤 부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로 이동했다.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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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올해 MWC 2022에서 원격 로봇을 통한 메타버스 투어를 선보인 배경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장 참석이 어려워진 이들을 위한 배려다. 코로나19로 체험의 기회가 줄어든 시대에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백 번 듣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는 게 훨씬 낫다. SK텔레콤은 앞으로 다양한 국내외 행사에서 원격로봇을 활용한 투어를 활발히 진행하기로 했다. 일반인이 쉽사리 접하기 힘든 해외 전시회를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28일(현지시각)부터 개막한 MWC 2022는 3일 공식 폐막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도 150개국, 1500개 이상 기업이 참석했고, 참관객도 5만명을 웃돌았다. 주최 측인 GSMA는 오는 9월 28~30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판 MWC’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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