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사전투표를 이틀 앞두고 열린 2일 마지막 TV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과 여성정책 등을 놓고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진행된 토론에서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서 사업을 설계·승인했고, 검찰이 수사를 덮었다는 증거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대장동 녹취록’ 일부 내용과 ‘내가 조금 더 일찍 귀국했다면 민주당 후보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남욱 변호사의 진술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런 후보가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 가치와 나라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국민을 좀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공격했다.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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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후보는 “몇 번째 우려먹는 지 모르겠다”며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특검을 하고, 특검을 통해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는 제안에 동의하나”라고 역공을 폈다. 이어 "왜 (특검을 수용한다고)대답을 안하시느냐"고 오히려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윤 후보는 “대통령 선거가 반장선거냐. (검찰)수사가 정확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이를 덮었지 않느냐”며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이 후보 의혹을) 다 알고 있고, 검찰에서 사건을 덮어서 여기까지 왔으면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지 국민한테 이게 뭐냐”고 지적했고, 이 후보는 “국민 여러분, 누가 진짜 (대장동 사건의) 몸통인지 한번 보십시오”라고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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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 막나” 尹 “페미니즘은 휴머니즘”
2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3차 사회분야 방송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옆을 지나가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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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는 페미니즘 등 여성 분야 이슈를 고리로 맞붙기도 했다. 이 후보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안 돼 저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여전하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시정해나가는 게 페미니즘인데,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윤 후보를 겨냥해 공세를 폈다.
이 후보는 또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 성인지 예산 30조원 중 일부만 떼면 북핵 위협을 막을 무기를 살 수 있다고 했는데, 무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냐”고 캐물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사업 예산의 성과 지표가 과장되거나 확대될 수 있으니 지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포인트가 안 맞는 답변”이라며 “윤 후보의 공약인 범죄 피해자 지원, 한부모 가정 지원사업도 다 성인지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2006년 벌어진 이 후보의 조카 살인사건 변호를 언급하며 역공을 폈다. 윤 후보는 “조카가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어머니를 37번 찔러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맡아서 데이트 폭력, 심신 미약이라고 변호하고, 딸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회칼로 난자해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며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을 운운한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범죄인을 변호하는 것이 변호사의 일이라고 해도 피해자께 사죄를 드린다”며 “변호사의 윤리적인 직업과 사회적 책임이 충돌하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시행된 ‘N번방 방지법’을 두고는 “디지털 성착취물 피해가 심각한데, N번방 방지법을 왜 반대하나”라는 이 후보의 공격에 윤 후보는 “법의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방지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게 당론”이라고 받아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TV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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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말미에는 윤 후보가 이 후보의 친형 강제입원 논란을 언급하며 “이 후보가 형 이재선씨와 자신을 공격하는 (의혹 제기자) 김사랑씨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며 “같은 기간 고양시는 단체장이 정신병원에 보낸 사람이 없는데 성남시는 25명”이라고 저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왜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나. 그것은 경찰이 한일”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부정부패와 주가조작을 하는 후보들이 대통령 되면 안 된다”며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거론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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