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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우크라 사태에 美긴축 주춤하나…韓 금리인상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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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 전쟁…美빅스텝 주춤 가능성

물가상승은 우려…한은, 금리인상 시점 주목

아시아경제

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한 잔해물 더미로 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간) 이곳에 살던 한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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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긴축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모인다. 당초 시장에서는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 충격이 커지고 있는 상황만큼 속도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Fed는 다음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재 0.00~0.25%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심각한 수준인 만큼 금리 인상을 통해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5%로 1982년 이후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많게는 7회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다음달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인만큼 이번 전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급등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기충격이 커지는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간 자칫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그렇다보니 금융권에선 Fed가 한번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기는 쉽지 않을 거란 의견이 제기된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CNBC에서 "이번 사태로 연준의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완전히 제거됐다"며 "그동안 거론됐던 8~9번의 금리 인상도 테이블에서 치워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기조에도 다소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미국이 빅스텝을 단행하면 한은도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기존 전망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 연이어 금리를 높여 미국의 금리 차이도 1.00~1.25%포인트 벌어진 상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4일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만약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은이 곧바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오미크론의 급격한 환산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과다.

물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국내에서도 물가 오름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2%에서 이번에 3.1%로 상향 조정했다.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4월(3.2%)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도 여전하다는 상황에서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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