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전두환 부인 이순자 명의 연희동 본채 공매 처분 무효”

미납 추징금 환수를 목적으로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씨 명의의 연희동 자택을 처분하라는 조치는 부당하다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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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전두환이, 추징금은 이순자가? 法 “무효”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17일 전두환씨 부인 이순자씨와 그의 전 비서관인 이택수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공매(公賣‧공공 기관이 강제적으로 물건을 처분하여 돈으로 바꾸는 일) 처분을 취소해달라”면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연희동 자택은 본채(이순자씨 명의), 정원(비서관 명의), 별채(며느리 명의) 3곳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소송은 본채와 정원을 대상으로 한다.

재판부는 “캠코의 매각 결정은 무효”라며 “부동산 매각결정은 집행 당사자 적격을 갖추지 못한 집행처분으로 무효로 결론지었다”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미납 추징금 956억여원을 내지 않은 채로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연희동 자택 역시 추징금 대부분을 납부하지 않아 매각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집을 판 돈으로 밀린 추징금을 내라’는 취지다.

그러나 정작 자택의 명의는 전 전 대통령이 아니라 이순자 여사 등이라는 것이 관건이다. 이에 전 전 대통령 측은 형사판결 당사자가 아닌 부인 명의 자택을 환수 대상으로 보는 건 위법하다며 공매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사이 대법원에선 연희동 자택 본채와 정원에 대한 검찰의 압류 자체가 위법하다는 확정 판결도 나왔다. 본채와 정원은 전씨가 대통령 취임 전에 취득해 불법수익으로 형성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해 압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별채는 뇌물로 조성한 비자금, 즉 불법재산으로 취득한 게 맞아 압류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이 때문에 별채에 대한 공매처분 취소소송에서는 전씨 며느리인 이윤혜씨가 패소한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삼우제에 참석한 부인 이순자씨가 합장한 채 영정을 뒤따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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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전두환 명의 바꿔달라” 檢 등기 이전 소송

이 때문에 검찰은 지난해 10월 연희동 자택 본채와 정원 등의 소유권을 부인 이순자씨에서 전 전 대통령으로 이전하는 소유권 등기 이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연희동 자택은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의 명의이지만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명의를 실소유주인 전 전 대통령 앞으로 돌려 추징하겠다는 것이다.

전 전대통령은 지난 1997년 군형법상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검찰은 전체 추징금의 약 57%인 1249억원을 환수했지만 사망으로 추징이 어려워졌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추징은 납무 의무자 명의의 재산이 대상이라 그가 사망하면 중단된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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