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요하네스 보에(오른쪽)와 타리에이 보에 형제가 함께 포디움에 올라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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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재능은 핏줄을 타고 흐르고, 열정은 주변으로 쉽게 전염된다. 함께 자라나는 형제자매가 가족이자 동반자, 경쟁자로서 같은 스포츠 종목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이번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뛰어난 스포츠 DNA를 갖추고 함께 출전한 '올림픽 패밀리'들이 있다.
지난 12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10㎞ 스프린트에서는 형제가 함께 포디움에 오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노르웨이 대표팀의 요하네스 보에가 금메달을 따냈고, 그의 형인 타리에이 보에가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뤄진 일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앞서 혼성 계주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데 기여한 두 사람은 바이애슬론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형제가 된 지 오래다. 형은 이미 2010 밴쿠버 계주 금메달, 2018 평창 계주 은메달을 따낸 경력이 있고, 동생은 평창에서 금 1개와 은 2개를 목에 걸었다.
"형과 함께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자랑스럽다"고 밝힌 요하네스는 "형 덕분에 나도 이 종목을 시작하게 됐다"고 공을 돌렸다. 동생에게 밀린 상황이 된 형 타리에이는 "우리는 월드컵 등에서 10년 넘게 경쟁하는 사이"라면서도 "계주 메달을 합작했고, 개인전에서도 함께 메달을 따 기쁘다"며 큰형다운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형제 혹은 남매, 자매가 메달을 따낸 것은 이들이 처음은 아니다. 핀란드 크로스컨트리 선수 이보 니스카넨이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고, 그의 누나 케르투 니스카넨 역시 은메달을 따냈다. 부모로서는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자식들이다.
헝가리 국가대표 류사오린 샨도르(왼쪽)와 류샤오앙 형제가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앞뒤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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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이들은 아무래도 한국의 메달밭으로 꼽히는 쇼트트랙에서 자주 만나는 헝가리의 류사오린 샨도르와 류사오앙 형제일 것이다. 아버지가 중국인, 어머니가 헝가리인으로 혼혈인 이들은 쇼트트랙 약체였던 헝가리를 단숨에 메달권으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또한 동서양 특징이 섞인 조화로운 외모로 여성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슬픈 순간도 겪었다. 형인 샨도르가 1위로 들어오며 헝가리 사상 최초의 쇼트트랙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는 듯했지만, 중국의 런쯔웨이와 벌인 몸싸움을 이유로 실격당하며 4위였던 동생 사오앙이 동메달을 따냈다. 사오앙은 "모두가 흥분한, 정말 미친 레이스였다고 생각한다"며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아직 메달 등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지만 양적 측면에서는 덴마크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누가 뭐래도 최고다. 남녀 대표팀에 무려 형제자매 4쌍이 포진하고 있어서다. 미국 방송 NBC는 하계와 동계를 통틀어 올림픽 사상 한 종목 선수 명단에 이렇게 많은 형제자매가 함께 이름을 올린 적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줄리안 야콥슨과 조세핀 야콥슨, 마티아스 마르티니 아스페루프와 조세핀 아스페루프, 패트릭 러셀과 미아 러셀, 마티아스 한센과 미아 바우 한센 등 남자 팀과 여자 팀에 한 명씩 남매가 포진하고 있다. 다만 성적을 두고 볼 때는 남자 팀이 초반부터 2승을 수확하며 조별리그 B조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반면, 여자 팀은 조별리그에서 1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B조 5개 팀 중 최하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한 상태다.
여자 팀 주장이기도 한 조세핀 야콥슨은 "네 살 많은 오빠 줄리안과 길거리 하키를 하면서 선수로 성장했다"고 돌아보며 "늘 거친 대결을 펼쳤다. 서로를 이기고 싶어했고 경쟁하려고 했다"고 성장 비결을 오빠와의 경쟁에서 찾았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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