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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프를 거꾸로 오른 스키 선수…리원이의 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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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대만의 리원이 - 대만의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리원이가 자난 9일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 경기에서 다시 올라가고 있다.베이징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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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올림픽 정신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대만의 스키 국가대표 리원이(20)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올림픽 정신에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리원이는 지난 9일 중국 베이징 국립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 참가했다. 리원이는 첫 번째 레이스에서 얼마 못 가 세 번째 기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초반 너무 빠른 속도로 주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선수들은 보통 넘어지거나 기문을 놓치면 경기를 포기한다. 특히 메달권인 선수들은 기록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통상 DNF(Do not finish)로 처리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리원이의 첫 올림픽도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리원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미끄러지자 재빨리 일어났다. 그러더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슬로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갔다. 올라가다가 힘에 겨운 듯 비틀거리기도 했다. 힘겹게 몇 발자국을 올라간 그는 통과하지 못했던 기문을 다시 통과하고 레이스를 마쳤다.

당연히 순위는 레이스를 마친 선수 중 꼴찌였다. 1위와는 30초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지만 기록은 중요하지 않았다. 많은 팬들은 오랜만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선수를 봤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는 대만의 첫 여성 올림픽 알파인 스키 대표다. 특히 올림픽 출전을 위해 오랫동안 고생을 했기 때문에 더욱 결승선을 통과해야 했다. 눈을 보기 어려운 대만에서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부모님을 따라 일본으로 여행을 갈 때만 스키를 탈 수 있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회에 참가해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리원이는 “그렇게 빨리 넘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나는 오랫동안 열심히 해 왔다. 때문에 다시 일어서서 올라가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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