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찾은 중국 관중, 한국에 적대적
11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예선 경기에서 이준서가 걸려 넘어지고 있다. 2022.2.1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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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과 중국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 팽팽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선수와의 경쟁도 쉽지 않은데, 우리 선수들은 또 다른 적과도 싸워야한다.
일정 초반에는 편파 판정이 골치였는데 이제는 잘하는 한국을 적대시하는 중국 관중들도 이겨내야 한다.
11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는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선과 남자 500m 예선, 5000m 계주가 펼쳐졌다.
이날도 관중석은 중국의 오성홍기를 든 홈 팬들이 한 자리씩 띄어서 지정된 자리를 모두 메웠다. 분위기는 전과 달랐다.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에 날카롭게 반응했다.
남자 500m 1조에 속한 이준서(한국체대)가 실격 판정을 받자 중국 홈 관중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앞서 여자 1000m 준준결승에서 한위퉁, 취춘위, 장추통이 연달아 탈락해 의기소침했던 중국 관중들은 이준서의 탈락에 신이 났다.
남자 500m에 출전한 자국의 런쯔웨이, 쑨룽, 우다징이 예선을 통과할 때와 비슷한 크기의 함성이었다. 한국의 불행이 중국의 행복이었다.
중국 홈팬들의 소리는 예상했던 배경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을 할 때부터 중국 관중들의 음성을 틀어놓고 적응 연습을 했다.
예상대로 중국 관중들은 자국 선수들의 경기중 '짜요'를 소리치며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레이스 도중 중국 선수가 1위로 올라서면 볼륨은 더 높아졌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활약에도 큰 박수를 보냈다. 앞서 여자 500m에서 아리아나 폰타나가, 9일 황대헌이 남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경기장에 남은 중국 관중들은 박수로 축하를 했다.
하지만 이날 중국 관중들은 한국 팀에 다소 적대적이었다. 한국이 지난 7일 열렸던 남자 1000m에서 부당한 판정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강하게 항의한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처럼 보였다.
한국과 중국 쇼트트랙은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서로 견제했다. 특히 중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대표팀 수장이었던 김선태 감독을 영입하고,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을 기술코치로 선임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라이벌 의식은 더욱 커졌다.
대회 초반 편파 판정 논란으로 한국이 손해를 보고 중국이 이익을 보면서 두 팀의 관계는 더 냉랭해졌다. 여기에 중국 홈 관중들도 가세한 형국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단은 현장의 분위기에 위축되지 않았다. 최민정(성남시청)은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대표팀은 5000m 결승에 안착했고, 황대헌(강원도청·한국체대 졸업 예정)은 예선을 통과해 추가 메달 획득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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