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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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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 용적률 완화 기대에…1기 신도시 12만가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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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일산신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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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돌'을 맞이한 수도권 1기 신도시가 대선 정국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재건축·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1기 신도시 정비사업과 관련된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 정비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가운데 30년 이상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 분당이다. 분당의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는 4만2280가구로 1기 신도시 전체 노후 아파트의 약 34.22% 수준이다. 다음으로 많은 평촌의 경우 노후 아파트가 3만4253가구로 지역 내 전체 아파트(4만1879가구)중 81.8%에 달한다. 산본 역시 절반에 가까운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로 집계됐다. 산본의 30년 이상 된 아파트는 2만123가구로 전체 아파트 4만2412가구의 47.45% 규모다. 일산(1만3514가구)과 중동(1만3398가구)도 1만가구가 넘는 물량이 정비사업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가운데 앞으로 투자가 유망한 지역으로 분당과 평촌을 첫손에 꼽았다. 중대형 아파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고, 현재 시세가 높게 형성돼 앞으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분당과 평촌에 중대형 아파트가 많아 정비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기 용이하다"며 "일산의 경우 호수공원 인근에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소형 평수 위주라 용적률을 높이지 않는 이상 사업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이 비쌀수록 새 아파트가 들어섰을 때 가격 상승폭이 큰데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의 강남"이라며 "이 같은 측면에서 '1기 신도시 대장'은 분당이다. 현재 시세를 놓고 보면 평촌도 주목할 만하고 그다음이 일산"이라고 말했다. 고 원장은 "현재 시세가 비싸 진입장벽이 높지만 장기 투자 및 실수요 입장에서 현재 시세를 감당할 수 있다면 분당에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은 인근 판교신도시와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평촌은 경기도의 최대 학원가가 위치한 덕분에 꾸준히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

일산은 교통망 개선 효과가 가장 빠르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 가운데 일산을 지나는 GTX-A노선 개통 시점이 가장 빨라 '30분 내 이동'이라는 교통망 개선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임 팀장은 "아파트 가격 측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라는 점도 강점이다. 다양한 편의시설 및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점 역시 향후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노후 아파트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살집팔집'에 따르면 분당신도시에서는 구미동 까치마을(롯데·선경), 서현동 한양, 수내동 양지마을(한양) 등이 핵심 구축 아파트로 꼽혔다. 일산신도시에서는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강촌라이프, 일산서구 일산동의 후곡3단지현대, 문촌마을16단지 등이 주목할 만한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에 들어선 아파트 가운데 시범단지 아파트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처음 들어선 아파트이기에 재건축 가능 연한이 가장 빠르게 다가오고, 신도시 메인 입지에 들어선 덕분에 위치도 빼어나기 때문이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분당신도시 일대 19개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말 '분당 재건축 연합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한양·우성·삼성한신·현대아파트로 구성된 분당 시범단지가 주축인 이 추진위에 가입한 아파트는 대부분 건축한 지 만 30년이 넘었다. 분당을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면 다른 1기 신도시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력 대선후보들의 정비사업 관련 공약도 변수로 꼽힌다. 최근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1기 신도시 평균 용적률이 170~226% 수준인 탓에 재건축의 사업성이 떨어지고 안전진단 진입장벽이 높아 리모델링을 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력 대선후보들이 '용적률 완화' 카드를 꺼내들면서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강화될지가 주목받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재건축이 리모델링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500%까지 용적률 상향이 가능한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재정비사업 기본계획'을 세워 개발하면서 일부를 용적률 500%가 적용되는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고 원장은 "현행법상 리모델링은 추가 분양 물량이 15%에 그치지만 재건축을 통해 분양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 추가 부담금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용적률이 높아지면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고 쾌적한 대단지 공급이 가능하다"며 "같은 새 아파트라고 해도 리모델링을 통한 새 아파트는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는 반면 재건축은 공간 효율이 높은 아파트로 탈바꿈하기에 가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밝혔다.

교통 호재와 개발사업도 향후 투자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중동의 경우 경인고속도로·경인선 지하화가 현실화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고 원장은 "중동은 부천의 옛 도심 지역인데 경인선·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이야기가 나오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부천종합운동장역세권 개발 등 대규모 개발 호재와 함께 대곡소사 복선 전철(2023년 개통 예정), 송내부천트램(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등 교통 이슈도 향후 집값에 반영될 전망이다.

분당은 2023년 개통 예정인 GTX-A노선, 월곶판교선 전철(2026년 개통 예정), 서울~세종고속도로(2022년 개통 예정) 등의 교통 호재가 예상된다. 일산의 경우 GTX-A노선과 함께 인근에 들어설 3기 신도시와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추진 등이 향후 집값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평촌 역시 GTX 호재가 예고돼 있다. GTX-C노선이 2026년 개통 예정이고 2023년 완공 예정인 인덕원역 개발사업도 향후 투자 가치를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산본 일대 호재로는 GTX-C노선, 군포 대야미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등이 꼽힌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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