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추락한다. 병역의무가 생기는 20세 남성 인구도 급감해 2020년 33만4000명에서 2025년 23만6000명으로 29.5% 감소한다. 지난 7일 서울지방병무청에서 한 청년이 현역대상 판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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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수는 24% 줄어들고, 군에 입대할 만 20세 남성은 24만 명으로 30% 급감한다.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낳을 아이 수(합계출산율)는 0.8명에서 0.6~0.7명으로 추락한다. 2020년과 비교해 2025년 예상되는, 단 5년 사이 벌어질 ‘인구 재난’이다.
1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런 전망을 담은 ‘제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 주요 분야 및 논의 방향’이 발표됐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생산·학령·병역자원 등 주요 부문별 인구 예측을 다시 했다.
수정 전망에 따르면 2020년 3737만9000명이던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25년 3561만 명으로 176만9000명(4.7%) 줄어든다. 2070년이면 생산가능인구는 1736만8000명으로 2020년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든다.
병역의무 남성 수도 급감.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오랜 기간 이어진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는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정부는 효과적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상황은 더 악화됐다.
당장 2020~2025년 5년 사이 초등학생 수가 14.2%, 대학생은 23.8% 줄어든다. 이 기간 중학생 수는 2.7% 늘고, 고등학생은 2% 소폭 감소에 그치지만 큰 흐름을 되돌릴 정도는 아니다.
2020년 788만8000명인 학령인구는 2040년이면 446만8000명으로 43.4% 감소한다. 2020년과 비교해 2040년 초등학생(-33.4%), 중학생(-43.2%), 고등학생(-49.4%), 대학생(-51.2%) 가릴 것 없이 학생 수가 반 토막 난다.
병역의무가 생기는 20세 남성 인구는 2020년 33만4000명에서 2025년 23만6000명으로 29.5% 감소한다. 2040년 15만5000명, 2045년 12만7000명으로까지 추락한다. 지금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여기에 병 복무기간 단축 제도 시행으로 해마다 3만4000명의 병력을 더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재부는 “병역자원 감소, 병 복무기간 단축 등으로 적정 상비 병력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과도한 수도권 쏠림과 지역 소멸도 발등에 불이다. 기재부는 부산·대구 등 일부 광역시 인구도 향후 20년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학생·병역자원·생산가능인구가 쪼그라들어 경제·사회 전반이 크게 위축되는 ‘축소사회 도래’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여전히 내놓지 못했다.
2019년 1기 범정부 인구정책 TF가 출범하고 2~3기 활동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최근 0.8명 수준으로 내려앉은 합계출산율이 이를 증명한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추락한다. 최악의 시나리오(저위 추계)대로라면 2025년 0.61명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
4기 인구정책 TF는 앞으로 논의해 나갈 저출생 대책으로 ▶결혼·출산 관련 세제·금융 지원 확대 ▶난임 가정 지원 확대 ▶부부 육아휴직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재원·시설 효율화, 공교육 기능 강화, 대학 정원 합리적 조정, 교부금 제도 개선 등에 나설 예정이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련 정책 기획과 집행구조 자체를 바꾸고 가족 구성, 결혼, 자녀 등 달라진 욕구에 따른 성별·연령별·계층별로 정밀한 진단을 해야 하는데 정부는 그러지 못했다”며 “젊은 세대까지 포괄하는 사회적 토론, 공론화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 정책 수용도를 높이고 현실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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