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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연패 실패한 하뉴 "올림픽 전혀 전혀 못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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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일 2022 베이징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하뉴 유즈루. 베이징=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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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3연패 도전에 실패한 하뉴 유즈루(28·일본)가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다음 올림픽에 대한 계획은 드러내지 않았다.

하뉴는 10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에서 188.06점을 획득했다. 쇼트 프로그램(95.15점)에서 8위에 그쳤던 하뉴는 프리에서도 첫 점프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하뉴는 연기를 마친 뒤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인사했다. 객석에선 박수가 나왔다. 수도체육관 밖에는 그를 만날 수 없지만 잠시라도 보려하는 중국인 여성 팬들이 곰돌이 푸 인형을 든 채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 뒤 인터뷰에 나선 하뉴의 표정은 무거웠다. "수고했다"는 말을 건넨 취재진에게 90도 인사를 한 그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 눈물을 글썽이고, 웃었다가 고개 숙였다. 하뉴는 "내 전부를 전부 꺼냈다고 하는 게 솔직한 기분이다. 분명히 지난 대회보다 좋은 악셀 점프를 뛰어왔다. '조금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이 성적이 내 전부일까'란 마음도 든다"고 했다.

하뉴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점프(쿼드러플 살코)를 아예 뛰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그는 "쇼트에서 그렇게 돼서 분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했다고 생각한다. 불만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으로는 역시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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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실수를 해 넘어진 하뉴의 모습. 결국 4위에 머물렀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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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스케이팅에서도 실수가 이어졌다. 4.5바퀴를 회전하는 쿼드러플 악셀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뉴는 "실수를 하지 않는 게 중요하고, 실수하면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전반 2개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늘과 땅(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가 완성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뉴는 대회 개막 전까지도 입국을 미루고, 쇼트 프로그램 이틀 전에야 베이징에 도착했다. 엄청난 부담감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올림픽을 전혀 전혀 즐기지 못했다. (올림픽을)한마디로는 말할 수 없다. 2014 소치는 분한 느낌으로 이겼고, 성장하기도 했다. 2018 평창올림픽은 성장한 것을 전부 꺼내보였던 곳이다. 베이징은 도전해온 내 자존심을 담은 올림픽다.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보상 받지 못한 노력이었을 수도 있지만, 솔직히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력했다"고 했다.

2026년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하뉴의 나이는 서른 둘이 된다. 예브게니 플루센코가 2014 소치 올림픽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을 때와 똑같은 나이다. 하뉴는 "좀 시간을 달라. 생각을 하고 싶다. 그만큼 이번 올림픽에 내 모든 것을 꺼내보였다"며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아꼈다.

베이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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