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 남자 1500m 우승…한국 선수단 첫 金
"한국 선수들 멘털 강해…걱정 안했다"
황대헌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짓자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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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후배' 황대헌(강원도청)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선배' 이정수도 활짝 웃었다. 이정수는 자신의 한을 풀어준 황대헌을 위해 인기가수 블랙핑크 제니의 응원을 부탁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황대헌은 9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일째 만에 수확한 첫 메달이다.
KBS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을 찾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이정수 위원은 경기 후 "대헌이가 함께 올림픽에 출전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내가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자 대헌이는 '정수 형의 한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켜줬다. 뿌듯하고 고맙다"며 후배를 대견스럽게 바라봤다.
이날 결승전은 앞선 준결승에서 4명이 어드밴스 판정을 받아 결승 진출권을 획득, 무려 10명이 레이스를 펼쳤다.
선수 입장에서 낯선 환경이었지만 황대헌은 9바퀴를 남겨두고 일찌감치 선두로 치고 나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때부터 끝까지 독주였다.
이정수 위원은 "원래 황대헌이는 앞에서 끌고 가는 레이스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10명이 출전한 경기에서 원활한 경기 운영을 위해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마지막 바퀴 때는 랩타임이 전보다 떨어졌지만 황대헌이기 때문에 이런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황대헌이 빼어난 경기 운영과 추월 능력을 전세계인들에게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앞에서 끌고 가는 것은 평소 내가 즐겨하는 경기 운영이기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쇼트트랙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강했다"면서 "블랙핑크 제니에게 응원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금메달이다. 제니의 응원을 받고 200~300% 힘을 내 남자 계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대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응원을 받고 싶은 여자 아이돌 제니를 꼽을 정도로, 평소 제니의 팬으로 알려졌다.
황대헌의 1500m 금메달은 편파 판정의 억울함을 이겨내고 따낸 것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 황대헌은 지난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 때문에 억울하게 실격 탈락한 바 있다.
이정수 위원은 "정신력이 약한 선수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멘털이 강하다"며 "지금 대표팀에 있는 선수들을 알고 있는데, 모두들 어떤 상황에서도 밝게 웃고 나쁜 일을 흘려 보낼 수 있을만큼 정신력이 강하다. 논란이 있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저 선수들이 독을 품고 남은 대회를 치를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후배들에게 믿음을 보였다.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황대헌과 함께 결승에 올라 투혼의 레이스를 펼친 박장혁(스포츠토토)과 이준서(한국체대)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 위원은 "결승에 한국 선수 3명이 모두 실력으로 올랐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이준서는 이번 대회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장혁은 왼손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결승에 진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후배 모두 메달은 없었지만 감동을 줄 수 있는 레이스였다"고 모두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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