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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편파 판정, 초반 질주로 격파…런쯔웨이 '할리우드 액션'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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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쯔웨이, 준결승서 박장혁 상대로 할리우드 액션…결과는 실격

한국, 경기 초반 스피드 올려 선두로 나서는 '전력 질주 작전' 주효

연합뉴스

[올림픽] '런쯔웨이, 웬 액션?'
(베이징=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에 출전한 박장혁이 인코스를 파고들자 중국 런쯔웨이가 과장된 액션을 취하고 있다. 2022.2.9 pdj6635@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뒤흔든 홈 텃세 판정 논란을 '초반 질주-접촉 최소화'의 치밀한 작전으로 이겨내고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9일 치러진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준결승-결승에 나선 황대헌(강원도청), 이준서(한국체대), 박장혁(스포츠토토)은 '홈 텃세 판정'의 여지를 처음부터 차단하기 위해 초반 전력 질주 작전을 세웠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세 선수는 모두 결승에 올랐고, 황대헌은 베이징 올림픽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500m 준준결승부터 초반에 승부수를 띄웠다.

이준서는 준준결승 2조에서 결승선을 8바퀴나 남기고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1위 자리를 꿰찬 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조에 속한 중국 쑨룽과의 불필요한 접촉 상황을 처음부터 차단해 편파 판정의 여지를 없앴다.

준결승에서도 그랬다. 황대헌이 결승선 8바퀴를 남기고 1위를 치고 나선 뒤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준서 역시 결승선 9바퀴를 남기고 가장 앞자리에 올라선 뒤 1위를 차지했다.

이준서는 모든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일부러 더 빨리 치고 나갔다"라며 "아예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올림픽] '웬 액션?'
(베이징=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결승 3조에 출전한 박장혁이 인코스를 파고들자 중국 런쯔웨이가 과장된 액션을 취하고 있다. 2022.2.9 hwayoung7@yna.co.kr


결승에서도 비슷한 작전을 썼다. 황대헌은 무려 10명이 경쟁한 결승에서 9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황대헌은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으로 마침내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 7일 남자 1,000m에서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던 영국 출신 피터 워스 심판이 주심을 다시 봤다.

그러나 편파 판정을 원천봉쇄한 한국의 완벽한 경기 운영은 비디오 판독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가슴이 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박장혁은 준결승 3조에서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를 노려 런쯔웨이(중국)를 제치고 2위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런쯔웨이는 마치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안톤 오노(미국)가 김동성을 상대로 한 '할리우드 액션'처럼 두 손을 번쩍 들었다.

마치 심판에게 봐달라는 제스쳐 같았다.

심판은 경기가 끝난 뒤 비디오 판독에 나섰고, 박장혁의 추월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오히려 런쯔웨이는 레이스 도중 다른 선수를 팔로 막았다는 지적을 받고 실격됐다.

런쯔웨이는 남자 1,000m에서 여러 차례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을 등에 업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남자 1,500m에서도 엉뚱한 행동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했지만, 이번만큼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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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장 바라보는 피터 워스 심판장
(베이징=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피터 워스 심판장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준준결승에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2.2.9 hwayoung7@yna.co.kr


편파 판정 방지엔 대한체육회와 한국 선수단의 대응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체육회는 남자 1,000m 경기가 끝난 뒤 편파 판정 재발을 막기 위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이날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얀 데이케마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 판정 문제를 제기했다.

판정을 뒤집진 못했지만, 재발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압박한 게 어느 정도 통했다는 평가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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