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남자 1,000m 실격→1,500m에서 금메달
"절실하게 벽 두드리면 안 될 것 없어"
[올림픽] 태극기 든 황대헌 |
(베이징=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아무도 제게 손을 못 대는 전략을 세웠어요."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은 흠 없는 완벽한 질주로 한국 선수단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낸 뒤 이렇게 말했다.
황대헌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9초219의 기록으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2분9초254), 세묜 옐리스트라토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2분9초267)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7일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 두 명을 추월하는 깔끔한 레이스를 펼치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을 당했던 황대헌은 이틀 만에 보란 듯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1,000m 경기도 깔끔한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 깔끔한 경기 중에 가장 깔끔하게 경기를 하는 것을 전략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앞선 심판의 판정이 내내 마음에 걸렸을 그는 "결과가 어떻게 되든 계속 벽을 두드렸다. 절실하게 벽을 두드리면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판정은 심판의 몫이다. 깨끗하게 했지만, 깨끗하지 못했으니 그런 판정을 받았을 거다. 그래서 한 수 배웠다"며 "더 깔끔하게 아무도 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정정당당한 승자의 자신감이 묻어나는 우승 비결이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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