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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쇼트트랙 선구자 김기훈 "우리에겐 불굴의 의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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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강릉 선수촌장을 지낸 김기훈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쇼트트랙의 전설 김기훈(55) 울산과학대 교수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논란으로 심신이 지친 후배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울산과학대 스포츠 지도학과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는 김 교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과 결승 경기를 앞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중장거리는 한국이 남녀 세계 최강인 만큼 금메달을 기대하셔도 될 것 같다"고 응원했다.

TV로 후배들의 올림픽 레이스를 지켜본 김 교수는 혼성계주 2,000m와 남자 1,000m에서 벌어진 편파 판정 논란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레인 변경을 이유로 황대헌(강원도청)을 실격 처리한 것을 두고 김 교수는 "너무 이상한 판정"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이 받을 스트레스도 염려하면서도 "황대헌과 최민정(성남시청)의 몸 상태가 좋아 보인다"며 1,500m 남녀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두 선수의 선전을 기원했다.

어느 경기에서나 홈 어드밴티지가 있다는 걸 우리 선수들이 잘 아는 만큼 그것에 맞게 대비를 잘했을 것이라며 두 선수가 경기 중 경쟁팀의 전략에 맞서 잘 판단해 레이스를 운영한다면 금맥을 캘 수 있다고 힘을 북돋웠다.

연합뉴스

1994 릴리함메르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우승 후 태극기 펄럭이는 김기훈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교수는 또 "한국 선수들에겐 당했을 때 더욱 강해지는 유전자, 그런 뚝심과 불굴의 의지가 있다"며 "우리 선수들이 (판정 논란 후) 더욱 강해져서 중장거리와 계주 종목에서 경각심을 느끼고 더 잘 탈것 같다"고 밝게 전망했다.

그러면서 1989년 세계선수권대회 1,000m에서 준결승 때 다쳐 발목을 꿰매고도 '열 받아서' 우승을 차지했던 자신의 경험담도 곁들였다.

김 교수는 당시 이 일로 해외 언론으로부터 '철인'(iron man)이라는 칭호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우승해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대회 남자 5,000m 계주, 1994년 릴리함메르 대회 1,000m 2연패를 합쳐 올림픽 금메달 3개를 획득했다.

은퇴 후 강단에 서고 국가대표팀 코치도 지낸 김 교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강릉 선수촌장을 지내 전 세계에서 온 올림피언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경기력향상위원을 맡고 있다.

김 교수가 물꼬를 튼 이래 대한민국은 2018년 평창 대회까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만 금메달 24개를 수확했다.

김 교수는 25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9일 밤에 탄생하기를 희망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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