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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올림픽 정신이냐” vs “평창서 못된 짓 한 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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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누리꾼들 상호불신 민낯

동아일보

8일 동계올림픽 메달 시상식장에서 한 도우미가 선수를 에스코트하고 있다. 베이징=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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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8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조롱하거나 비아냥거리는 글들이 잇따랐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 선수들은 4년 전처럼 이번에도 반칙을 일삼고 있다” “평창에서 못된 짓을 많이 하더니 결국 업보”라는 글을 올렸다. “한국 쇼트트랙은 왜 이렇게 더러운가” “중국 경기장의 얼음이 너무 깨끗해 더러운 한국팀의 반칙을 수용할 수 없다”는 글도 보였다.

한국에서도 온라인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반중 감정이 들끓고 있다. 남자 1000m 쇼트트랙 경기와 관련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게 올림픽 정신이냐”는 비판 글들과 함께 ‘#한국을 위한 정의(#justiceForKorea)’ 등의 해시태그가 잇달아 올라왔다. 영어 ‘No’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합성하고 ‘보이콧 차이나’라는 문구가 적힌 불매운동 마크도 등장했다. “반칙만 하는 도둑의 나라”라는 글도 있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회식의 한복 논란과 쇼트트랙 편파 판정 의혹이 잇따르면서 한국에서 반중 감정이 폭발하고, 중국에선 혐한 같은 증오 정서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중국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는 2030세대가 크게 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경제 보복 이후 김치와 한복 등 문화 기원 논쟁으로 반중 정서가 팽배하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이들은 중국의 통제 체제에 대한 거부감도 크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한국의 젊은층에게는 공정과 자유, 민주주의 가치가 매우 큰 이슈”라며 “중국의 태도를 불공정한 문화 침탈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두드러진 애국주의 선전의 영향을 크게 받은 젊은 세대들이 중화 중심주의와 극단적 배타주의로 혐한 정서를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에서 이를 주도하는 건 1990년대 출생한 ‘주링허우(九零後)’와 2000년대 출생한 ‘링링허우(零零後)’다. ‘샤오펀훙(小粉紅)’이라는 누리꾼 집단으로도 불린다. 중국 공산당은 이들을 핵심 지지층으로 보고 있다. 박 센터장은 “중국은 국가주의, 애국주의로 사회주의 이념의 약점을 메우고 있다”며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란 중국 젊은층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자란 한국의 젊은층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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