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스타] 올림픽 2연속 메달…김민석, 영웅이 되다

‘드디어, 메달이다!’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23·성남시청)이 해냈다.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올림픽 2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 최초다. 8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분44초24의 기록을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빙속의 자신감을 세우는 순간이었다. 금메달과 은메달은 키얼트 나위스(1분43초21)와 토머스 크롤(1분43초55·이상 네덜란드)이 각각 차지했다.

거침없이 질주했다. 쟁쟁한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김민석은 15개 조 가운데 11조에서 뛰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나위스와 같은 조였다. 게다가 바로 앞 조인 10조에서 크롤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직후였다. 김민석은 주눅 들지 않았다. 무섭게 속도를 높이는 나위스 뒤를 바짝 쫓았다. 올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1분43초0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나위스는 올림픽 신기록을, 김민석은 3위를 마크했다.

◆ 다시 한 번 증명한 ‘빙속괴물’

김민석은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 깜짝 메달을 선사했다. 해당 종목에서 동메달을 땄다. 아시아 남자 선수 중 최초였다. 그동안 남자 1500m는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체격적인 조건에서부터 차이가 컸다. 당시 19살이었던 김민석이 벽을 깬 것이다. 생애 첫 올림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레이스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끝이 아니다. 김민석은 이승훈, 정재원 등과 팀 추월 은메달까지 합작, 빙속 괴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세월이 흘렀다. 김민석은 꾸준히 성장했다. 어느덧 대표팀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9~2020시즌 잠시 주춤했다. 부상악재를 마주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 출전이 어려웠다. 멈추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월드컵 1차 대회에서부터 1500m 금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칠했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결과로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 모두가 기다리던 영웅이 되다

이번 김민석의 메달 소식은 한국 선수단 전체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듯하다. 베이징에서 거둔 첫 성과다. 변수가 많았다. 효자종목 쇼트트랙은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아쉬움을 삼켰다. 특히 남자 1000m 준결승의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재소할 정도로 후폭풍이 거세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스노보드 이상호는 0.01초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분위기가 다소 다운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시상대 오른 김민석의 모습은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기 충분했다.

사진=뉴시스

베이징=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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