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

'화합의 장' 맞나…기름에 불붙은 '올림픽發 반중 감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쇼트트랙서 연이은 실격 판정…중국 선수들 이득
선수출신 해설위원들도 어리둥절…"황당한 판정"
"열받아 잠 못자"…"중국에 분노 치밀어" 격한 반응
중국, 개회식에 한복 내세워 '한복공정' 논란 자초
반복 땐 반중정서 폭발 가능성…20년전 오노 사례
뉴시스

[베이징(중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 경기, 결승선 앞에서 중국 런쯔웨이가 헝가리의 리우 샤오린 산도르를 잡아 끌고 있다. 2022.02.07. bjk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윤희 전재훈 기자 =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납득할 수 없는 판정으로 실격하는 장면이 연이어 연출됐다. 우리 선수들이 빠진 자리는 어김없이 탈락 위기의 중국 선수들이 차지하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번 올림픽은 개막식부터 중국이 한복을 착용한 여성을 소수민족 대표 중 하나로 내세우면서 큰 비판이 일었다. 우리나라 대표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판정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개최국인 중국을 향한 국민 정서가 점차 악화되는 모양새다.

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잇따라 실격된 것을 두고 8일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최국 중국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나왔다.

예선전을 가볍게 1위로 통과한 황대헌은 준결승 1조 경기에서도 매끄러운 역전을 선보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넘었다. 하지만 경기 후 비디오를 살펴본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이어 열린 준결승 2조 경기에서는 이준서가 결승선을 두 번째로 통과해 결승 티켓을 손에 넣은 듯했다. 그런데 경기 후 심판진은 이준서에게도 레인 변경 반칙으로 인한 실격이라고 판정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에서 모두 한국 선수들이 실격되는 대신, 2위 안에 들지 못했던 중국 선수들이 어부지리로 결승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방송사 해설위원들부터 "황당한 판정"이라며 입을 모았다. 올림픽에서 숱한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는 선수 출신 위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나친 '홈 텃세'라는 해석이다.

누리꾼들도 "옷긴만 스쳐도 페널티냐", "중국 선수 올리려고 조작했다는 의심이 든다", "열 뱓아서 잠을 못잘 정도다", "올림픽 시청 보이콧하겠다" 등 격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비단 판정에 대한 불만을 넘어 주최국 중국에 대한 강한 불만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중국에 대한 누적된 감정을 드러내는 '중국이 중국했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으며, 중국 전체에 대한 노골적인 적개심을 표현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뉴시스

[베이징(중국)=뉴시스] 홍효식 기자 = 지난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한국 황대헌이 추월하고 있다. 2022.02.07. yes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어제 경기를 생중계로 시청했는데, 스포츠정신을 찾기 어려운 실격 판정을 보면서 중국에 대한 분노가 치밀었다"며 "판정 논란 이후 중국인들이 온라인에서 보인 행태를 보면서는 혐오의 감정까지 생겨났다"고 털어놨다.

박모(34)씨도 "늘 중국 선수가 불리한 상황에서 이런 논란이 터진다. 중국 선수의 반칙 장면은 비디오로 확인돼도 조치가 없다"며 "한복 논란부터 어이가 없었는데, 어제 경기를 보면서 중국에 대한 감정이 더 안 좋아졌다"고 토로했다.

박씨의 말처럼 이번 올림픽은 개막부터 '한복 논란'을 자초하면서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개회식에서는 댕기머리를 하고, 한복으로 보이는 분홍색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여성이 중국 내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출연해 국기 전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올림픽을 이용한 '한복공정'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우리 정부가 중국 정부에 공식적인 항의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세계인들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열리는 올림픽이 국내에서는 오히려 특정 국가를 향한 반발심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만약 이번 올림픽에서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반중정서가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스포츠 경기가 특정 국가에 대한 사회적인 불만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던 전례도 있다.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김동성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실격돼 주최국인 미국의 안톤 오노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오노의 이른바 '헐리우드 액션'과 납득하기 어려운 실격 판단이 반미감정에 불을 지핀 것으로 평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kez@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 뉴시스 빅데이터 MSI 주가시세표 바로가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