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운·부상·편파 판정에 노메달
감독 없는 대표팀, 베테랑 경험 필요
한국쇼트트랙 대표팀의 곽윤기(왼쪽)와 김아랑.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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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불운과 편파 판정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정당당한 경쟁이 펼쳐지지 않기에, 보는 이들까지 속상함을 넘어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 선수들의 심정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아직 대회는 초반이고, 쇼트트랙만 해도 무려 6종목이 더 남아 있다. 냉정하게 다음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곽윤기(33), 김아랑(27·이상 고양시청)의 침착한 리더십이 더 중요해주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지난 7일까지 펼쳐진 혼성계주, 여자 500m, 남자 1000m에서 단 1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다. 쇼트트랙 3종목에서 모두 실력이 아닌 불운과 판정으로 제대로 경쟁하지 못하고 탈락, 더 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혼성계주와 여자 500m에서는 운이 없었다. 이번 대회 경기장에서 유독 많은 선수들이 빙판에서 넘어지고 있는데 한국도 혼성계주 예선에서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여자 500m에서 최민정(24·성남시청)이 미끄러져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 등 3명이 모두 예선을 통과, 메달을 기대했었던 남자 1000m는 부상과 편파 판정에 발목이 잡혔다.
박장혁은 준준결승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왼쪽 손가락 윗부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어드밴스를 획득, 준결승에 올랐지만 결국 기권했다.
이어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는 석연치 않은 판정에 경기를 망쳤다. 황대헌은 준결승 1조에서 중국의 런즈웨이, 리원룽과 함께 레이스를 펼쳐 당당하게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황대헌이 경기 중 선두로 치고나설 때 뒤늦게 코스를 파고들었다며 실격을 선언했다. 황대헌의 실격에 조 3위였던 리원룽은 결승행 티켓을 획득했다.
황대헌이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를 마친 후 숨을 고르고 있다. 황대헌은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2022.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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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열린 준결승 2조의 이준서는 조 2위를 기록했지만 역시 판정에 발목이 잡혔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후 이준서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리우 샤오왕(헝가리)과 부딪친 부분에서 레인 변경 판정을 내리며 그의 탈락을 선언했다. 조 3위였던 우다징(중국)이 이준서를 대신, 결승에 진출했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쇼트트랙 금메달은 6개, 남은 일정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선수들도 지난 4년 동안 베이징에서 영광을 꿈꾸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분위기 반등이 절실한 대표팀에서 곽윤기와 김아랑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번이 3번째 올림픽인 둘은 대표팀의 최고참으로 감독이 없는 현 대표팀에서 비중이 더 크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공모했지만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코치들로만 코칭스태프를 꾸렸다. 감독 부재에 우려가 따랐지만 한 연맹 관계자는 "대표팀 내에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다. 이번이 올림픽 2번째, 3번째를 맞이하는 선수들이 있는 만큼 그들의 경험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대회 전까지 곽윤기와 김아랑은 기대했던 역할을 했다.
곽윤기는 대회 시작 전부터 훈련장에서 동생들에게 여러 조언을 하고 사진을 찍어주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혼성계주에서 동생들이 탈락했을 때도 적극적으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하며 동료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김아랑도 베이징에서 훈련 중 이유빈이 넘어졌을 때 먼저 다가가 몸 상태를 한 번 더 살피는 등 동생들을 챙겼다.
예상보다 더 큰 시련을 겪게 되면서 곽윤기의 형님 리더십, 김아랑의 언니 리더십이 더 중요해졌다. 한국은 당장 9일 남자 1500m와 여자 1000m, 3000m 계주에 출전, 다시 한 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곽윤기, 김아랑이 실망감이 클 동료들의 마음을 다시 다잡아줄 필요가 있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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