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을 메달 획득 핵심 종목으로 분류
혼성계주 '블루투스 터치'로 결승 진출 뒤 우승…1,000m에서는 1등 없이 '금·은메달'
[올림픽] 넘어지는 박장혁 |
(베이징=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단순히 홈 텃세라는 표현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냉정하게 바라볼 때, 한국 쇼트트랙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의 '금메달 만들기 작전'의 들러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은 쇼트트랙을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의 메달 핵심 종목으로 꼽은 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2,000m 혼성계주와 남자 1,000m에서 나온 연속적이고 극단적인 판정 논란은 남은 6개 메달 레이스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
[올림픽] 논란의 남자 1,000m 결승전 |
올림픽 개최국은 홈 그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고 메달 가능성이 있는 핵심 종목을 선정해 치밀하게 준비한다.
한국도 그랬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모지였던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 많은 투자를 했다. 윤성빈의 금메달도 지원을 밑거름 삼아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좋은 성적을 위해 외국 선수들을 귀화시키기도 했다.
중국도 메달 획득의 전략을 짰고, 금메달 9개가 걸린 쇼트트랙을 핵심 종목으로 분류했다.
중국은 평창올림픽이 끝나자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쇼트트랙의 인력을 끌어모았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선태 감독과 한국 출신 레전드 안현수(러시아 명 빅토르 안)를 영입하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불안함을 숨기지 않았다.
대표팀 맏형 곽윤기(고양시청)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중국 선수들과 옷깃만 스쳐도 불리한 판정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최대한 조심해서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 기뻐하는 김선태 감독과 중국의 런쯔웨이 |
걱정은 결국 현실이 됐다.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가 신호탄이었다.
중국은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를 하지 않는 실격 사유의 플레이를 하고도 비디오 판독 끝에 결승에 진출하는 유리한 판정을 받았다. 이 상황을 두고 '블루투스 터치'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심판진은 준결승 직후 한참 동안 영상을 돌려본 뒤 중국이 주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미국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방해를 받았다고 판정을 내렸다.
[올림픽] 환호하는 김선태 중국 감독 |
7일 열린 남자 1,000m에서는 기가 차는 판정이 연거푸 나왔다.
한국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은 준결승 1조에서 1위를 했는데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페널티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준결승 2조에서는 이준서(한국체대)가 2위를 차지해 결승 진출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역시 심판진은 경기 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며 페널티를 줬다.
황대헌, 이준서의 황당한 탈락으로 중국 리원룽과 우다징이 결승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결승에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사올린 샨도르 류(헝가리)가 비디오 판독 끝에 옐로카드를 받고 탈락하면서 2위였던 런쯔웨이가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이날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차지한 적이 없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끝내 금메달과 은메달까지 차지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
쇼트트랙 경기 때마다 벌어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중국 편향의 '홈 텃세 판정'은 지구촌 겨울 잔치를 지켜보는 스포츠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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